(변 이야기 많으니 주의)
나는 임신 전에도 이미 오랜 시간을 변비와 함께 해왔다. 매일 화장실을 가 본 적이 없어서 매일 오전 화장실을 가는 남편을 신기해하고 부러워했다. 나는 항상 대변이 딱딱했고, 대략 3일에 한 번씩 화장실을 갔고, 변기가 막히는 일도 많았다. 심지어, 대장내시경을 할 때는 약발이 받지 않아서 남들처럼 활발한 신호가 오지 않아 약을 두 병 추가로 더 먹고 이틀 뒤에 재검사를 해야했을 정도였다.
그러니, 임신 후에는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 변이 더 많이 딱딱해졌고, 꽉 막혀서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며칠에 한 번씩 화장실을 가면 20분 30분씩 앉아서 힘을 엄청나게 줘야 했고, 그러고 나면 아기에게 안 좋지 않을까 걱정은 걱정대로 되고, 또 항문 주변이 엄청나게 부었다.(다행히 다음 날 가라앉기는 함..)
그래서 검색 후 나름 방법을 찾아냈다. 그건 바로 변비 쥬스!
인터넷에서 변비에 좋다고 추천한 모든 것을 다 넣고 갈아만든 쥬스를 아침 저녁으로 마시는 것이다. 실제로 효과가 매우 좋았다. 각 재료들을 따로 따로 먹었을 때는 효과가 없었는데, 다같이 갈아서 먹으니 효과가 바로 왔다. 다만 문제는 매일 먹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 그리고 재료가 다 역할이 있고 중요해서 케일이 빠지면 변의 양이 현저히 적어지고 신호도 잘 안 오고, 바나나가 빠지면 맛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재료를 제 때 제대로 준비하는 게 너무 귀찮았다. 그러다 보니 괜찮다 싶을 때쯤 며칠 즙을 건너뛰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다시 찾아온 변비. 이런 패턴이 반복되었다.
게다가, 며칠 변비로 완전 죽을 고생하고 부랴부랴 쥬스를 만들어 먹었는데, 나름 내성이 생긴 건지 쥬스를 마셔도 소식이 잘 안 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대안으로 이번에는 비트를 선택했다.
비트+바나나+케일+사과
예전에 임신이 잘 된다는 쥬스로 비트, 사과, 샐러리, 당근 등을 갈아마시고 변비가 해결된 기억이 있기도 했고, 유튜브에서 비트를 임산부 변비에 좋은 음식으로 추천한 걸 보기도 했다.(유튜브 영상 바로보기)
찾아보니 비트에는 독성이 좀 있다고 해서 많이 넣지 않았고, 뜨거운 물에 데쳐서 쥬스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그 효과는?
아주 좋다. 1월말부터 만들어먹기 시작했는데 지금껏 매일 화장실을 가고 있다. 시골 친정 갈 때도 만들어서 가져가서 아침 저녁으로 먹었고, 덕분에 환경이 바뀐 상황에서도 쾌변할 수 있었다. 비트가 확실히 효과는 더 좋은 것 같다.
다만, 가만히 있어도 화장실 가고 싶다는 신호가 마구 오진 않고, 지금쯤 한 번쯤은 가줘야지 하고 화장실에 가서 조금은 힘은 줘야 한다. 그래도 일단 대변이 돌처럼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고, 또 변비일 때는 힘을 최고로 줘도 안 되는데, 아주 조금만 줘도 금방 해결할 수 있다.
오히려 즙이 효과가 좋아서 너무 매일 화장실을 가니깐 나름대로 항문에 무리가 오는 것 같아서, 요즘은 아침 저녁이 아닌 하루에 한 번씩만 머그잔 3분의 2정도로 채워 먹고, 오전에 화장실을 다녀 온 경우엔 그 날은 쥬스를 건너뛰고 그 다음날 오후까지 소식이 없으면 저녁에 쥬스를 먹고, 이런 식으로 해서 이틀에 한 번씩 화장실을 가는 걸로 조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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