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보내는 시기, 도대체 언제? 늦게 보내면 안 좋을까? 어린이집 선택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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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 육아 시작

어린이집 보내는 시기, 도대체 언제? 늦게 보내면 안 좋을까? 어린이집 선택 기준

by 나겸♡ 2023.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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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정보성 글도 아니고, 그냥 무의식의 흐름을 적은 하소연 글이 아주 길게 적혀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 드린다. 정보를 원하셨던 분들은 시간 낭비하시지 마시길 바라며...
 
우리 아기는 드디어 30개월이 되었고, 아직도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있다. 나도 이제는 보내볼까 하는 마음에 내년 3월 어린이집 입소를 목표로 국공립 어린이집에 대기를 걸어 두었다. 예전에는 대기 3명 중 3번째였는데, 지금은 대기 4명 중 2번째이다. 과연 연락이 올 것인가...? 연락이 온다고 해도 걱정이다. 사실 아직은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긴 한데, 5세에 유치원에 바로 갔을 때 갑작스러운 기관 생활에 아이가 당황스러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적응차원에서 4세에는 보내기로 마음을 먹고 있다.
 
얼마 전에 우리 아이의 동네친구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엄마 아이가 다니고 있는 가정어린이집에 자리가 나서 우리 아이를 보내 보라는 이야기를 내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 엄마 말로는, 우리 아이가 개월 수에 비해 너무 똑똑하고 뭐든 잘해서 이 중요한 시기에 집에만 있으면 안 될 것 같은데, 내년 3월까지 기다렸다 가기에는 너무 늦고 지금쯤 어린이집을 보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였다. 다만, 그 집이 가정 어린이집이고 규모가 작아서 지금 우리 아이가 그 어린이집에 등록하면 통합반에 들어가 한 두 살 많은 친구들과 같은 반으로 다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좀 큰 규모의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어서 그것만 아니면 진지하게 상담 받으러 한 번 가봤을텐데.. 사실 그런 거 저런 거 다 핑계고, 내가 생각하기에 아직은 어린이집을 보내기엔 우리 아이가 좀 더 갖춰야 할 것들이 많다고 나는 생각한다. 기저귀 떼는 것을 비롯하여 여러가지로 말이다.


어린이집을 이제쯤은 보내야 하는 것인지 끊이지 않는 고민

나는 아이를 출산할 때만 해도, 이 어린이집 보내는 문제로 내가 이렇게 고민을 연속해서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힘은 좀 들지만 그래도 어디 안 보내고 내가 키울만해서 집에서 아이를 쭉 키우는데,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는 나는 마치 문명의 혜택을 마다하는 미개한 원주민 부모 정도의 취급을 받고 있다. 
 
주변에서 하도 뭐라고 하니깐 나도 계속 신경이 쓰여서, 얼마 전에 영유아 부모를 대상으로 모 구청에서 진행하는 영유아 부모 교육에 참여했을 때 강의를 하신 영재예술교육 박사과정까지 하셨다는 강사님께 질문도 했었다. 아이를 아직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있으면서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고 있는데 29개월 아이를 가정보육 중인 지금의 상태가 잘못된 것인지 궁금하다는 내용의 질문이었다. 그 강사 선생님께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하시며, 지금은 성인이 된 본인의 자녀 두 명도 5세 유치원부터 보냈고 그 때도 어린이집이라는 것이 있긴 했지만 보내지 않았다고 하셨다. 세 돌까지는 어린이집을 다니는 것보다는 아이가 부모와 함께하는 것이 여러모로 더 좋다고 하시면서 말이다. 참가자 모두가 궁금한 점에 대해 공개질문과 답변을 하는 자리라서 어린이집을 보내는 대부분의 부모들도 강사님의 답변을 함께 듣는 자리였기 때문에 그냥 나 기분 좋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닌 것 같았다. 그 강사님 외에도 우리 아이가 오랜 기간 쭉 듣는 문화센터 수업 선생님께서도 위의 강사님과 비슷한 이야기를 내게 해주셨다. 
 
관련 직종 종사자분들이나 인터넷 전문가들도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 36개월까지는 가정보육이 좋다는 이야기들을 하니깐 가정보육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한 줄기 위안이 되기는 하는데 진짜 맞는 말인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을 때도 있다. 실제로 주변에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또래 아이들을 보면 우리 아이와 별반 차이 나는 것도 딱히 없어 보인다. 어린이집 종일반을 다니는 그 아이들이 뭔가 엄청 애정이 결핍되어 있는 걸로 보이지도 않고 그냥 눈으로 보기에는 그 집 애나 우리 애나 다 비스무리해 보인다. 그러니 가정보육이 막 특별한 뭔가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유별나게 애를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안 보내고 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것이다. 그러다가도 가정보육을 나보다 더 길게 하는 엄마들의 가정보육 찬양글을 보고 있으면 맞벌이도 아닌 내가 굳이 어린이집을 보낼 필요가 있을까, 유치원으로 바로 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다시 하고 말이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회사 다니는 것도 아니고 집에 있는데 왜 어린이집을 이렇게 꾸역구역 보내라고 눈총들을 줘서 내가 억지로 이렇게 어린이집을 보내려고 고민해야만 하는지 이 상황이 아직도 이해는 잘 안 간다. 

 

내가 생각하는 어린이집 선택 기준

그래도 모든 것은 결국 우리 아이가 좀 더 커서 한 발짝 세상에 나가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게 하기 위한 것이니깐 엄마인 내가 내키지 않아도 일단은 이제 밖으로 내보내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는 생각한다. 그래서 어린이집 대기도 걸어놓은 것이고 말이다. 어린이집 대기는 일단 가까운 국공립 어린이집 한 곳만 걸어놓았다. 내가 어린이집을 선택하기 위해 미리 정해본 기준은 아래와 같다.

 

  • 인터넷 검색을 통한 부모들의 해당 어린이집 평가 및 후기(인스타 후기도 찾아보기)
  • 그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의 표정이 밝은지 선생님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확인
  • 선생님들의 근속연수와 선생님들의 표정(선생님들이 일하기 힘든 환경이라면 애들도 힘들어질 것 같아서..)
  • 원장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역시 후기를 샅샅이 뒤져보기)
  • 어린이집 내부 시설 및 공간 크기(애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다니기 시작하면서 좁은 가정 어린이집에서는 부딪히는 일이 많다고 함)
  • 집과의 거리와 등하원 소요시간


별 거 안 본다고 생각했는데 쓰고 보니 좀 많긴 하다. 이 모든 기준을 다 충족시킬 순 없겠지만 우선 순위를 정해서 최대한 기준에 맞는 어린이집으로 선택하려고 한다. 내년 3월 새학기부터 입소가 목표이기 때문에 11월부터 상담을 다닐 예정이다. 검색을 좀 해보니깐, 보통 3월에 새로운 반으로 배치가 되면서 담임이 바뀌기 때문에 그 때쯤 맞춰서 가는 게 아이가 적응하기 좋다는 글들이 있었다. 그 전에 가서 적응기간을 가져도 담임 선생님이 바뀌면 다시 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투입되는 것보다 새학기 시작에 맞춰서 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만, 어린이집을 처음 보내면 한 달에서 두 달 넘게 애가 온갖 감기로 갑자기 막 아프기 때문에 어차피 어린이집을 매일 못 가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으므로, 지금쯤 미리 보내서 면역력을 비롯하여 적응을 시키면 새학기부터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리 아이 친구 엄마의 의견도 있어 참고하려고 한다. 모든 것은 어린이집 상담을 다녀보면 좀 더 윤곽이 잡힐 것 같다.
 
몇몇 가고 싶은 어린이집을 후보로 정해두기도 했다. 모든 기준을 충족하는 어린이집은 없다. 다른 게 마음에 들면 거리가 멀고, 가까운 곳은 선생님들 근속연수가 너무 짧고 인원이 많지가 않다. 그리고 우리 동네 어린이집은 어찌 된 게 후기가 그렇게 막 많지가 않아서 참고하기가 쉽지 않다. 아마도 자기 아이한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까 봐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의 후기는 잘 안 올리는 모양이다. 이렇다 할 후기는 없는 와중에 맘카페 댓글 뒤져서 확인하고, 인스타 태그도 뒤져서 엄마들이 올린 사진을 보는 것 등으로 후기를 참고하고 있다. 

아이 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 36개월까지의 시간

이렇게까지 해서 어린이집을 다니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확신이 서지 않고 있다. 어린이집을 일찌감치 보낸 사람들이 말하는 어린이집 장점은 아이가 또래 관계를 통한 사회성이 발달하고 집에서 배우지 않는 것들을 배워오기 때문에 좋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아이들이 단체생활을 통해 배우는 것을 1~2년 빨리 배우는게 과연 그 아이에게 무슨 큰 긍정적 의미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단체생활의 규칙 같은 것들을 두 살에 배우나, 세 살에 배우나, 네 살에 배우나 뭔 차이가 있어서 그렇게들 빨리 보내라고 난리냔 말이다. 물론, 이런 저런 연구 결과를 찾아보니 인간의 뇌발달에 필요한 많은 신경세포들을 결정짓는 것이 생후 첫 5년 동안의 경험과 활동이기 때문에 특히 만 36개월까지의 시기가 발달에 있어 너무 중요한 시기라고는 한다. 그렇다면 이 중요한 시기에 일주일 중 주 5일의 오전 9시~오후 3시까지의 시간 대부분을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보내게 하면 아이의 생각과 행동, 감정에 영향을 주는 뇌세포들의 발달과 정서적 안정을 위한 충분한 환경을 아이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 되는 것일까? 그것에 대해서 내가 확신이 없기 때문에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에 이렇게까지나 망설이고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보면 우리 집이 외벌이를 해도 충분히 먹고 살만하니깐 이런 배부른 고민을 하는 줄로 알고 있는데, 아기 방도 따로 없는 콧구멍만한 전셋집에서 아등바등 살고 있는 상황이고 남편도 회사원이 아니기 때문에 들쑥날쑥 안정적이지 않은 수입인 상황이다. 지금 내가 돈을 벌러 나간다 해도 내 능력과 경력상 벌 수 있는 월급은 아기를 여기저기 맡기는데 들어가는 돈을 내고 나서도 크게 여유가 있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저금할 수 있을만한 금액까지는 못 된다. 그래서 결국은 집에서 아이를 내가 직접 돌보면서 다른 지출을 안 하는 것이 돈을 벌러 나가면서 지출하게 되는 비용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그렇다면 아이를 가정에서 안정적으로 돌보는 것을 선택하고 몇 년간 우리 가정의 수입과 나의 커리어는 접어두자는 것으로 결론내어 지금의 이 상황이 된 것이다. 부디 우리 부부의 이 선택이 우리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선택이었기를 바란다.
 

어린이집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인 또래 친구

엄마들에게 유명한 소아청소년과 의사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어린이집은 만 36개월까지는 안 보내도 되지만 또래와의 만남은 돌 이후쯤부터는 매일 갖는 것이 좋다고 한다. 비록 36개월 이전까지는 아이들끼리 주고 받는 1:1 관계의 사회적인 놀이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가정보육을 하면서 매일 또래 친구와 만나서 놀 수 있다면 사실은 그것이 가장 최선의 육아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또래 친구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우리 어릴 때는 동네에 또래 친구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또래친구들이 있다 해도 해 떠있는 시간 대부분 그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가고 없기 때문이다. 내가 어린이집을 고민하며 놓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나마 다행히 동네를 돌아다니며 나와 똑같이 우리 아이 또래의 아기를 가정보육 하는 엄마를 만나 몇 개월간 함께 잘 놀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엄마는 청약당첨된 아파트 입주로 인해 먼 동네로 떠나고 우리 아기는 다시 평일에 같이 놀 친구가 없어졌다. 그나마 다행히 문화센터에서 사귄 친구가 또 있긴 하지만, 그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지 않는 시간에만 만날 수 있어 역시나 자주 만날 수 없는 친구이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만 36개월까지는 또래와의 사회성은 아직 발달하지 않는 시기라고 한다. 유튜브에서 의사들이 나와서 하는 이야기도 그렇고, 영유아 교육 강의에서 강사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도 그렇다. 그 말이 맞는 것도 같은게 문화센터에 가서 보면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이랑 모여 있어도 그 애들끼리 서로 관심있어 하는 걸 나는 거의 보질 못했다. 다만, 우리 아이를 어디 쇼핑몰 같은 곳이나 놀이터 같은 곳에 데려가면, 거기서 모여서 노는 어떤 무리들 사이에 아이가 끼고 싶어한다는 느낌은 최근에 좀 받은 적이 있다. 어린이집을 보내게 되면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긴 글을 썼는데, 결국은 어떤 결론이나 정보성 글은 아니고 그냥 한 편의 긴 넋두리이다. 11월이 되면 어떤 식으로든 결론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린이집 상담 후 또 후기를 올려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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