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이 되어가면서 우울할 때가 뭘 해도 예뻐 보이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히 내가 30대 때 입었던 그 옷 그대로이고, 몸무게도 그대로인데 뭔가 묘하게 느낌이 다르고 어울리지가 않는다. 헤어스타일도 마찬가지이다. 똑같은 길이의 똑같은 스타일인데도 예전 사진과 비교해 봤을 때 지금 내게는 왠지 어울리지가 않는다. 어디 인터넷에서 본 글인데, '40대에 긴머리 해도 될까요?' 뭐 이런 질문글이었는데 거기 댓글 중 하나가 참 와닿았다. 원하는 헤어스타일 하시라고, 본인도 40대인데 이제는 어차피 뭘 해도 안 이쁘다고.. 이게 글 올린 사람을 까내리려고 쓴 댓글이 아니라, 평소에 본인이 느꼈던 것들이 담긴 댓글 같고 나도 그렇게 느꼈어서 공감이 갔었다.
그러면서 생각을 했던 게, 연예인이나 유명인 중에 롤모델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경우에는 젊을 때부터 그런 롤모델을 보면서 기운을 내곤 했었다. 예를 들자면, 결혼 같은 경우에도, 나는 40세에 결혼을 했는데 그 전에 30대 내내 언제쯤 결혼하냐는 주변의 우려와 걱정을 들을 때마다 내 나이보다 한참 많은 나이에 늦게 결혼한 유명인을 보면서 희망을 가지곤 했다. 그래서 뭔가 외적인 스타일 같은 경우에도 50대나 60대, 70대에도 멋져 보이는 사람들이 많으면 그 분들을 보면서 희망을 가지고 또 따라하기도 할텐데 하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예전에 어릴 때는 40대 롤모델만 찾아도 됐는데, 이제는 40대 중반이 되어가니깐 어느덧 할머니 롤모델까지 미리 찾아보고 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접하게 된 베라왕의 인터뷰를 보고 깜짝 놀라게 되었다. 우선 짧은 인터뷰 영상..
https://youtu.be/oTW9qCgyGuw?si=M03-Yrt6YVpSEToI
베라왕이라는 디자이너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웨딩드레스 때문에 워낙 유명한 이름의 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1949년생이라는 것은 전혀 몰랐다. 가끔 스치듯 사진을 본 적은 있었는데 50대쯤 되는 중년이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는데, 70대가 넘는 나이라는 것이다.
엄청 예쁘거나 키 크고 쭉 뻗은 스타일은 아니라서 솔직히 미녀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들 모두 절대적인 미녀가 되겠다기 보다는 주어진 나의 모습에서 너무 막 훅 늙어가는 저물어가는 모습이 아닌, 생기있고 밝은 모습으로 젊게 살고 싶은 것이 나름 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베라왕은 생기와 에너지가 있고 자연스럽게 노화를 나름대로 관리하고 있는 것 같다.
말이 1949년생이지, 우리 시어머님과 두 살 밖에 차이가 나질 않는다. 물론 베라왕과 우리 시어머님을 비교하는 것은 애초에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건 맞다. 일단 베라왕은 돈이 많아서 그 돈으로 자기 관리를 위한 시간을 번다던가 아니면 직접 투자를 한다던가 여러가지 노화 방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또 베라왕의 자녀인 딸 둘도 모두 입양한 자녀들이라고 해서 출산을 하지 않은 것 또한 노화가 덜 찾아오는 비결 중 하나였을 것도 같다. 출산 자체가 노화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기 보다는, 출산 이후 애를 키우면서 맞이하는 어떤 현실 같은 것이 알게 모르게 사람의 얼굴과 몸을 좀 찌들어 보이게 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https://youtu.be/DpRgv4vu2js?si=_J1ZnPStWQD1IZKl
베라왕의 인터뷰를 보면, 본인의 동안 비결은 따로 없고 충분한 잠과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비결인 것 같다는 말을 하던데, 그 말이야말로 서울대 수석 입학한 사람이 교과서 위주로만 공부하며 잠 충분히 자고 그저 학교 수업에 충실했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그냥 내 짐작이지만, 진짜 진짜 엄청난 부자들만 할 수 있는 어떤 시술이나, 좋은 먹는 제품 같은 게 미국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일단 피부가 나이에 비해서는 참 고와서 놀랍고 또 부럽다. 물론 얼굴이나 몸의 피부를 보면 나이의 느낌과 주름은 당연히 있다. 그런데 티비에 나오는 중년 이후의 동안이라는 사람들을 보면 얼굴에 뭘 집어넣은 시술로 인해 부자연스럽게 빵빵한 경우가 참 많다. 베라왕도 그런 시술을 한 것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볍게만 시술을 받은 것인지 얼굴이 빵빵하기만 한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없고, 그냥 주름도 보이는 자연스러운 느낌인데 아직 매끈함이 있는 것 같다. 사진에서 팔뚝 피부 같은 걸 봐도 그렇다. 우리 시어머님, 우리 친정 엄마 팔뚝을 보면 뭔가 거무스름한 반점 같은 것도 많이 있고, 또 피부가 약간 거칠어져서 나무껍질 비슷하게 되어 가려는 것 같아서 보면 참 서글펐는데, 베라왕은 우리 엄마보다 나이가 많은데도 피부가 아주 매끄러워 보였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매끄러운 건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고, 뭔가 본인이 밝히지 않은 탑시크릿 피부 비결이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일단 참 대단해 보인다.
그리고 늙어보이지 않는 비결 중 또 결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베라왕의 몸과 자세이다.
https://youtu.be/uaxgZsY1HyM?si=u80k0DN5GZcKHlkf
몸매가 좋다기 보다는 군살이 하나도 없다. 배도 하나도 안 나왔고 팔뚝살이 처졌다거나 하는 것도 없다. 베라왕은 젊은 시절 10년 넘게 피겨스케이팅 선수 생활, 또 발레댄서를 했다던데, 아마도 그 운동 유전자가 어딘가에 있어서 계속 몸을 관리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도 자세가 참 바른 것 같다. 이 또한 발레를 어릴 때부터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실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중년 이상 여성들을 보면 척추를 꼿꼿하게 세우거나 어깨를 바르게 펴고 있는 걸 본 적이 거의 없다. 애써 의식해서 바르게 하고 있지 않는 한 뭔가 꾸부정한 자세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게 꾸부정한 자세로 있다 보니 승모근 쪽에 살이 확 붙으면서 목선 같은 것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베라왕의 경우 그렇지가 않고 어깨가 일단 펴져서 바르게 앉아있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돈으로 그 어떤 시술을 하고 살을 빼고 한다 쳐도, 자세만큼은 본인의 의지로 유지가 되기 마련이니 이런 점은 너무 배우고 싶은 부분이다.
그 밖에도 머리숱이 많은 것도 참 놀랍고 부러운 부분이다. 가발인지 심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머리숱 하나는 최고인 우리 아빠도 70대가 된 지금은 좀 휑한 느낌이 있는데, 베라왕은 긴머리를 유지하면서도 머리가 참 빽빽해 보인다. 이것도 아마 자연산은 아니겠지.. 아니라고 믿고 싶다. 자연적으로 이렇게나 머리숱까지 유지한다면 진짜 그 타고난 유전자가 너무 부러워서 현타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가만히 보면, 동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각이 계속 젊은 채로 있는 것도 참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생각이 젊은 채로 있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여유와 거기에서 오는 삶의 여유가 어느 정도는 바탕에 깔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베라왕이 마침 우리 부모님들 세대와 거의 비슷해서 참 비교하기가 좋은데, 방 한 칸부터 시작하여 노년에 평범한 중산층으로 살고 있는 우리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자식 키우느라 좋은 시절에 일만 열심히 했고, 그런 상황에서 뭔가 생각이 늙지 않기란 쉽지가 않은데, 그렇다 보니 그런 생각들이 결국은 외관에 반영이 되고 뭐 그런 것 같다. 반면에 베라왕은 계속 젊은 사람들과 경쟁하고 일하고, 또 젊은 사람들 틈에 휩싸여서 계속 그 에너지를 주고 받는 일을 하니깐 창작의 고통이야 있을지언정 생각이 늙을 틈은 없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도 그게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는데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생각이 늙으면 몸이 늙고, 생각이 젊으면 몸도 젊은 그런 게 어느 정도는 있는 것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이런 패션까지는 따르고 싶진 않다.. 이건 센스나 뭐 그런 문제가 아니라, 취향의 문제라고 보는데, 나는 타이트하고 노출이 많은 옷을 어느 순간부터 선호하지 않게 되었다. 몸매가 따라 준다고 해도 지금의 내 취향은 그런 쪽은 아니고 좀 재미없는 수수한 쪽으로 취향이 바뀌었다. 그래도 이런 과감한 패션은 용기가 없어도 그 외에는 배우고 싶은 점들이 대부분이다. 오래 오래 우리 같은 중년 여성들의 롤모델로 잘 있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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