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아네고 오랜만에 적어보는 리뷰(여자에게 결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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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드라마,영화,예능

일드 아네고 오랜만에 적어보는 리뷰(여자에게 결혼이란...)

by 나겸♡ 2023.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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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집에서 야근하면서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일본 드라마 <아네고>를 보았다. 정확히는 틀어놓고 일을 하면서 봤다. 이 드라마는 이번에 처음 본 게 아니라 예전부터 봤던 드라마를 기분 내킬 때마다 보고 또 보고 하는 건데, 이번에 nn회차로 본 것이다.

아네고
32살 노처녀와 22살 꽃미남 신입사원과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시간
수 오후 10:00 (2005-04-20~)
출연
시노하라 료코, 아카니시 진, 토모사카 리에, 카토 마사야, 토다 나호, 야마구치 사야카, 이치카와 미와코, 마스 타케시, 야마구치 마키야, 유키 사오리, 진보 사토시, 이타야 유카, 오오츠카 네네, 벤가루
채널
니혼TV

아네고는 '누님' 정도로 해석되는 단어라고 한다. 32세에서 34세가 되기까지 자아와 사랑을 찾아가는 주인공 여성의 이야기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열살 연하남과의 러브 스토리가 나름대로 메인에 있기는 하지만 마냥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불륜으로 나락도 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뭐.. 그런 스토리인 와중에 여자에게 커리어란 무엇인지, 남자 하나 잘 만나면 장땡인 건지 고민도 해보게 했던 드라마이다. 다만 2005년 드라마이고 한국도 아닌 일본 드라마라서 지금으로선 이해가 안 가고 욕 먹을만한 대사나 상황도 있는 드라마지만, 그런 건 안 보고 넘어가고 내가 좋아하는 장면과 상황들만으로도 충분히 나의 최애 드라마이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옛날 생각나고 참 좋았다.

이 드라마를 내가 처음 봤을 때 나는 20대였는데, 그 때는 이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냥 여주인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인 연하남은 일본 아이돌이었는데 내가 좀 좋아했다..ㅋ 그런데다가 여자 주인공은 당시 20대인 나보다 꽤 언니였다. 그래서 이 열살 연상 연하 러브 스토리에서 여자가 너무 주책맞아 보였고, 남녀 둘이 안 어울려 보였다. 여자가 되지도 않게 어린 남자에게 들이대는 걸로 보여서 징그럽게 느껴졌다 해야 하나..

그랬다가 30대 중반까지 미혼에 남자도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이 드라마를 다시 보면서는 완전 입장이 바뀌었다. 나는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과 그야말로 혼연일체를 이루어서 몰입해서 보게 되었고, 열살 연하와 잘 되기를 진지하게 꿈꾸기도 했다.

(이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이 연기를 꽤 잘했다고 생각한다.)
(모든 연하남이 극중 인물처럼 착할 것이라는 헛된 망상을 심어 줌)
(둘이 생각보다 꽤 케미가 좋고 잘 어울린다.)

진짜 대사 하나 하나에 완전 공감하면서 봤다. 남자가 없어 외롭던 시절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내게도 주인공 같은 날이 오겠지 하며 희망을 가졌던.. 내게 (헛된) 희망을 주었던 드라마였다. 이 때 이 드라마를 가장 많이 돌려 보았고, 이 시기에 이 드라마가 내 최애 드라마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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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이제 40대에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나서 다시 이 드라마를 오랜만에 보니 30대 시절에 볼 때와는 또 느낌이 다르다. 우선 30초중반의 여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다 너무 풋풋해 보인다..ㅋㅋ 20대때 봤을 때는 나이 많은 언니들이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40대가 되어 보니 주인공을 비롯해서 모두 다 젊고 어리고 좋은 때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되었다. 그리고 로맨스 관련해서는 약간 관망하면서 보게 되었다. 러브 러브 이런 건 이제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이야기라는 생각? 그래도 또 그런 마음으로 보다가도 한 번씩 애틋한 기분도 들 때가 있는데 그건 남녀 주인공을 보면서 예전에 어린 시절 비슷한 상황에 있었을 때의 나를 추억하며 '아 맞다, 나도 그 때 그랬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바로 그런 때이다.

아무튼 이번에 드라마를 다시 보면서 '같은 드라마도 이렇게 내 나이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아직은 여주인공과 내 나이가 많이는 차이나지 않아서 괜찮은데, 대충 50대 되어서 보면 그 땐 좀 서글플지도 모르겠다. 그 때 되면 또 한 번 봐야지..

아, 그리고 이 드라마가 내 최애 드라마가 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내가 동경하는 여자의 모습을 가진 인물이 있어서이기도 했다.

(지금봐도 전혀 촌스럽지가 않네..)

여주인공 옆에서 항상 함께 하며 조언도 해주는 후배 동료로 나오는 배우인데, 이 드라마에서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패션 스타일, 말투, 태도, 분위기 모든 것이 내가 되고 싶은 이상적인 30대 직장 여성의 모습이었다.

(이 머리 따라하고 싶어서 커트 머리 했다가 완전 망치고 두고 두고 후회함)

30대 시절의 나는 어른스럽고 성숙하면서도 능력있어 보이는 커리어우먼 스타일로 나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그 막연한 이미지가 눈에 보이는 뚜렷한 모습으로 짠 하고 나타난 게 이 드라마 안에서의 이 배우였다.

비록... 이런 여성의 모습이 되진 못했지만.. 이번에 오랜만에 다시 봐도 여전히 좋아 보였다. 이제는 이렇게 되고 싶진 않다. 내 이상향이나 롤모델은 다시 찾는 중이다.

이렇게 드라마 리뷰 같지 않은 리뷰를 한참 써보았다. 오랜만에 여운이 남아서 길게 써보고 싶었는데 써보고 나니 속이 좀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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