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나의 옷들, 옷장 정리 관련해서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나이에 맞는 패션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받아들이고, 가진 옷을 정리는 하되, 단순히 버리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가진 옷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 글을 올릴 때만 하더라도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잘 찾고, 또 옷을 자꾸 사지 않고 가진 옷을 어떻게든 잘 활용해 보겠다는 의욕이 충만해 있을 때였다(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 참조..)
그러나 그렇게 글을 올린 후에도 나는 여러 벌의 옷을 샀고, 가지고 있는 오래된 옷의 활용도도 찾지 못해 매우 혼란한 상태에 놓여 있는 중이라 한탄의 글을 올려 본다.
옷도 많이 사봐야 나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가지고 있는 옷을 최대한 잘 활용하려면, 아주 오래 전부터 옷을 살 때 최대한 오래 잘 활용할 수 있는 옷으로 사놓았어야 했다는 것을 이번에 옷장 정리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옷장 정리 관련하여 나온 책들을 읽어보면 그 저자들은 대부분 패션업계에 종사하고 있거나, 아니면 업계 종사자 못지 않게 옷을 많이 사둔 사람들이라서 옷장을 정리를 한다고 해도 활용할 남은 옷들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또 나름 패션 감각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 놓았던 옷들도 누가 입어도 여전히 괜찮을 그런 옷들이고 말이다.
그런데 나같은 경우에는 패션 감각이 없는 상태에서 옷들을 계속 산터라서 나이대에도 맞고 여러가지로 활용도가 높은 옷만 남겨두고 싶어도 그럴만한 옷들이 없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이번에 옷장 정리를 하면서 내 나름대로는 가지고 있는 옷들을 활용해보려고 최대한 머리를 굴려 보았다. 그런데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 매치를 해보아도 이상하고 어울리지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몇 가지 종류의 기본템들만 사보자 하고 사봤는데 그 옷들이 다 실패를 한 것이다. 하나는 내 젊은 시절 취향을 버리지 못하고 프릴이 잔뜩 달린 옷을 샀다가 뭔가 좀 이상한 것 같아서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고(홈웨어로 입기로 함..), 또 하나는 역시나 내가 좋아하던 에스닉 스타일의 블라우스를 샀는데 역시 너무 많이 에스닉스러워서 내 나이보다 오히려 더 들어보이는 느낌이 있고(역시 홈웨어로 입어야 할 듯), 또 다른 뷔스티에 조끼는 소재가 이상해서 입었을 때 아웃핏이 뭔가 이상하여 또 잘못 샀다.
그리고 최근에 어디 놀러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너무 딱 붙는 청바지가 이제는 나이에 안 맞는 듯 하여 새로 사서 입었던 통이 좀 있는 일자 청바지를 입고 찍힌 내 사진을 보고 너무 놀랐다. 너무 핏이 안 좋고 아줌마스럽고 안 그래도 작은 키가 더 작아보였던 것이다. 그 사진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아서 통이 좀 있는 청바지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재빨리 게스 청바지 중에서 타이트한 일자 스트레이트진이지만 스키니진은 아닌 청바지로 다시 주문을 해서 드라이와 수선까지 마친 상태이다(아래 청바지 구매 후기).
이 모든 과정을 겪으면서 깨달은 것이 있는데, 옷도 많이 사보고 그래서 실패를 해 봐야 미니멀 옷장이든 캡슐 옷장이든 뭔가 그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본인이 기존에 가진 옷들과 새로 사고 싶은 옷이 색상이나 디자인 면에서 잘 어울리는지 파악이 가능한 것 또한 많은 옷을 사고 입어보아야 알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옷을 살 때는 아무리 예뻐 보여도 구매평이 일단 하나라도 있는 옷을 사야 실패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특히 위에 언급했던 뷔스티에 조끼..).
프릴이나 장식이 많은 옷, 무늬가 현란한 옷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것도 많이 사보고 실패를 해야 그런 옷은 일상에서 활용도가 높지 않고, 모델처럼 잘 어울리기도 쉽지가 않고, 자칫 잘못하면 뭔가 어려보이려고 발광하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실패한 옷들에 대해 매우 아까운 마음이 들지만 돈 들여서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할 예정이다.
패션의 완성은 신발이 맞는 것 같다
저번에 읽었던 옷장 정리 관련하여 패션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게 패션을 완성시켜주는 것이 신발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런 이야기는 예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그것이 정말 진리라는 것을 뼈져리게 알게 되었다.
최근에 이제 여름철을 맞이하여 칙칙한 옷들은 넣어두고 산뜻한 청바지나 가벼운 치마 같은 것을 입고 다니는데, 샌들을 신어도 되지만 운동화처럼 발이 막힌 신발을 신어야 할 때도 있어서 운동화를 신을 때도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가벼운 스타일의 흰 운동화가 없어서 예전에 신고 다니던 검정색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데, 정말 청바지에도 안 어울리고 치마에도 안 어울린다. 운동화 나름이고 입고 신는 사람 나름이겠지만, 오히려 나처럼 옷걸이가 별로인 경우 그래서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뭘 입어도 검정색 운동화만 눈에 들어오고 전체적인 느낌을 그 검정 운동화가 다 망치고 있다. 같은 옷을 입고도 하얀색 샌들을 신었을 때는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 걸 보면, 정말 그만큼 신발이 전체적인 느낌을 완성하는 것 같다. 앞으로는 옷 못지 않게 신발을 사는 것에도 신중하게 선택을 할 작정이고, 또 기본 색상은 다양하게 구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 또한 다시 한 번 했다.
정말 패션의 마지막 완성은 몸인 듯
위에서 신발이니 옷이니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패션의 완성은 몸인 것 같다. 나는 키는 좀 작긴 해도 청바지는 아직 25 사이즈를 입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뼈가 얇아서 25가 가능한 것이지 배에 살이 많아서 억지로 단추를 잠그고 나면 바지 위로 뱃살이 튀어나와 있고, 전체적으로 배만 불룩 나와있는 몸통이다. 그렇다 보니 옷을 고르고 입는 것에 제한이 너무 많다.
이미 작은 키로 인해서 뭘 입어도 짧아 보이고 모든 바지는 기본적으로 수선이 들어가야 하는 핸디캡이 있는데 거기에 배까지 나와 있으니 바지나 치마 안으로 상의를 넣어서 입는 것은 현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 보니 청바지를 입어도 위에 입을 수 있는 상의에 제한이 있어 허리를 덮는 헐렁한 옷으로만 입어야 하고, 작은 키를 커버하려면 상의를 짧게 입거나 하의 안에 집어넣어서 입는 것이 좋은데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옷을 고르는 것에 제약이 있고, 뭘 입어도 뭔가 어정쩡하고 옷태가 살질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게 20대, 30대 시절엔 또 어떻게 커버가 되는데 40대 중반이 되고 아이 키우면서 찌들어 있다보니 이상한 모습일 수 밖에 없다. 어느 정도냐면 최근에 어린이집 등원 갔을 때 내가 글쎄.. 할머니 소리까지 들었다! 물론.. 당시에 나는 주로 할아버지들이 쓰시는 등산용 챙 넓은 모자를 쓰고(예쁘진 않아도 햇빛 가리기에는 최고) 고개를 숙이고 아래로 몸을 구부리고 있는 상태라 내 얼굴을 보고도 할머니라고 한 건 아니라서, 내가 고개를 들자마자 상대방이 화들짝 놀라 미안하다고 하긴 했지만(내 얼굴 보고 할머니 아니라는 걸 알아차린 것만으로도 기뻐해야 하나..), 어쨌거나 그만큼 전체적으로 내 모습이 현재 어떤 총체적인 난국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고 보니 그 때도 나는 내 취향에 잘 맞아서 좋아하는 현란한 꽃무늬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는데, 그것도 나만의 취향이지 더 이상 입으면 안 되는 디자인인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는, 나도 미니멀리즘의 추세에 맞춰 미니멀 라이프 옷장을 실현하고 요즘 한창 유행한다는 캡슐 옷장을 구축하고, 또 가진 옷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은데 그게 나처럼 감각 없어서 할머니 소리 듣는 사람에게는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래도 할머니 소리를 계속 들을 순 없으니 포기하지 말고 계속 내 나름대로는 노력은 해봐야 할 것 같다. 미니멀 옷장에 대한 나의 도전의 글은 그 후기를 계속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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