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시부모님과 시댁 식구들과 우리 아기와 함께 아산 도고온천이라고 불리우는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에 다녀왔다. 1박 2일로 방문하였고, 이 곳에 있는 카라반 캠핑장의 캠핑카에서 26개월인 우리 아기를 데리고 캠핑하듯 1박을 했다. 낮에는 물놀이를 하고, 저녁 때는 캠핑카 앞에서 바베큐를 했는데, 솔직히 나는 별도로 준비한 것도 없었음에도 너무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이 곳 자체는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후기를 적어본다.
두 돌 아기 데리고 물놀이 하기 좋은 소소한 워터파크
아기를 데리고 정식으로 수영장에 들어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물을 챙기는 것에 너무 소홀했고 허술했다. 그래서, 아기 데리고 물놀이 가기 전에는 준비물 리스트 같은 걸 만들어서 미리 꼭 챙겨야 한다는 걸 이번에 배웠다. 일단 수영장에 갔더니 우리 아기 또래 애들이 정말 많았다. 거의 모두가 래쉬가드를 입었고, 구명 조끼를 착용했고, 목까지 가려주는 수영 모자와, 아쿠아슈즈까지 신고 있었다. 우리는 수영 모자와 구명조끼는 얻어놓은 게 있었고, 아쿠아 슈즈는 여름용 샌들로 장만하여 계속 신고 다니는 아디다스 워터샌들(니모 인펀트 HP7755)을 그냥 신고 들어갔다.
문제는... 구명조끼를 그렇게 챙겨놓고 깜빡하고 안 들고 간 것이다. 우리 아이가 물 속에서 좀 둥둥 떠다니고 싶어했는데 구명조끼가 없으니깐 그냥 계속 안고 있어야 해서 그게 좀 단점이었다. 물론 대여하는 곳은 있었지만, 어른들께서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굳이 잠깐 노는데 뭘 대여를 하나 싶어서 그냥 안고 데리고 놀았다. 다음에 또 물놀이를 가게 되면, 미리 차에 다 실어놓고 있어야겠다고 남편과 이야기 했다.
- 우선 생각나는 아기 물놀이 준비물 : 아기 수영모자, 래쉬가드, 방수기저귀, 워터슈즈, 튜브, 구명조끼, 큰 수건(거기서 주긴 하지만 집에서 가져올 걸 하고 생각함), 젖은 수영복과 옷을 담을 비닐봉지(탈의실에 있긴 했지만 그래도 큰 걸로 가져 올 걸 생각했음)
- 어른 준비물 : 핸드폰 방수 케이스(물 속에서 사진 찍어줄 때 많이들 쓰고 있었음), 수영복, 워터슈즈(맨발로 다니는 것보다 편하고 미끄럼 방지로 안전해 보임)
시설은 아기 데리고 놀기에 아주 좋았다. 얕은 물도 많았고, 또 미끄럼틀도 짧은 코스가 있어서 아기가 부담없이 탈 수 있었고(아빠랑 같이 타긴 했지만) 미끄럼틀 탈 때마다 아기가 너무 좋아했다.
찬물, 따뜻한 물 다양하게 있어서 다양한 온도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곳 시설들 자체가 아기를 데리고 오는 가족들에게 딱 좋은 물놀이 장소라고 생각되었다. 어른끼리 오기에는 약간 협소한 느낌은 있었는데, 아기들 데리고 놀기에는 아주 좋았다. 물놀이 자체로만 보자면 다음에도 또 와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만 탈의실 내에 샤워실이 너무 막 뻥 뚫려 있어서 조금 민망했고(그래서 난 샤워 안 함), 또 샤워실에 일반 샤워기가 없이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샤워기만 있어서 아기를 거기서 씻기기에는 저 위에서 떨어지는 물살이 너무 센 거 같아서 아기는 거기서 씻기지 못했다. 그게 조금 (많이) 불편했다. 그리고 남녀 탈의실이 마주보고 붙어있는데 문 앞에 딱히 지키는 사람도 없고 너무 좀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해서 안전이 살짝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그 외에는 전체적으로 다 괜찮고 깨끗한 시설이라 좋다고 생각했다.
캠핑카를 체험할 수 있는 카라반 캠핑장
이번에 이런 장소와 숙소를 예약한 것은 내가 아니었고, 난 그저 애 키우다가 따라온 것이었다. 그렇다 보니 숙소에 대한 정보도 하나도 없이 갔고, 나는 당연히... 콘도나 펜션 같은 느낌의 숙소를 상상했었는데, 왔더니 뜻밖의 캠핑카가 숙소였다. 카라반 캠핑장은 캠핑카 같은 것이 여러 대 있는데 방처럼 거기에 번호가 있었다. 우리 가족들은 105호, 106호를 사용했다. 캠핑카라는 걸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들어갔을 때는 티비에서 보던 걸 봐서 신기한 부분도 있었다. 침대도 이층 침대로 4개가 있고, 큰 침대도 하나가 더 있어서 한 호실 안에서 많은 인원이 잘 수 있었고, 또 캠핑카 내부 청소가 잘 되어 있었고 깨끗했다.
그러나.... 내가 어디 여행 가면 양말도 1박 2일 정도면 그냥 전날 신던 거 신고, 옷도 전날 입었던 것 그대로 입고, 진짜 대충 드럽게 여행 다니는 스타일인데 딱 하나 까다로운 게 바로 화장실인 사람이라.. 이 화장실이 너무 너무 불편했다. 화장실 내부 크기가, 딱 그 비행기 이코노미 타면 사용하는 화장실 크기 같은 느낌의 아주 작은 화장실이었다. 세면대와 샤워기가 변기 바로 앞에 있어서, 남편은 변기에 앉으면 무릎이 세면대에 닿는다고 했다. 그리고 샤워기가 있긴 하지만 절대 어른은 그 안에서 샤워를 할 수 없고, 우리 아기만 세면대 위에 세워놓고 씻겼는데 너무 좁아서 너무 불편했다. 캠핑카에서 드넓은 화장실을 기대하는 자체가 말이 안되니깐 그냥 쓰긴 쓰는데, 캠핑장으로 오는 걸 모르고 그냥 따라와서 마음의 준비를 미처 못 했던 터라 좀 불편했다(빨리 집에 가고 싶을 정도였다). 그 외에는 화장실도 깨끗했고, 싱크대도 깨끗했고, 에어컨은 살짝 노후된 느낌이긴 했으나 시원하고 빵빵하게 잘 나왔다.
다만, 여름철이다 보니 방충망이 있어도 파리가 진짜 많고 여러 벌레가 수시로 캠핑카 내부로 들어왔는데, 전기파리채 같은 걸 하나 가져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캠핑을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 많을텐데, 나는 개인적으로 캠핑이 그리 잘 맞지 않고 그냥 안락한 숙소를 추구하는 스타일이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다만 한번쯤은 경험하기 좋은 것 같다. 같이 간 초등학생 조카들은 너무 좋아했다.
이상, 짧게 다녀온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후기였다. 1박을 하고 다음 날 근처에 예당호 모노레일을 탔는데, 별 건 없었지만 스파에서 그리 먼 거리도 아니고 해서 아기 데리고 한 번 타기는 괜찮은 것 같다. 이번에 아기와 물놀이를 다녀 보니 애가 너무 좋아하는 게 보여서 올 여름에는 여러 곳에 같이 데리고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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