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방문한 일산의 맛집으로 유명한 <일산칼국수> 후기를 올려보려 한다. 사실 나는 맛집이라고 할만한 곳에 많이 가보질 않아서, 맛집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놓기는 했어도 올릴만한 후기가 별로 없는 편이다. 그런 내가 가 본 그나마 추천할만한 몇 안 되는 맛집 중의 하나가 바로 일산칼국수이다.
이 곳을 내가 처음 방문했을 때는, 내가 20대 초반이던 시절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0년도 더 전에 처음 방문한 것이다.
일산칼국수본점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경의로 467
(* 아기 의자 없음. 테이블 아니고 마루? 방바닥 같은 형태. 아기들은 국수 면발 좀 주고 밥 말아 먹여야 함. 다른 메뉴 없음)
그야말로 아주 오래된 맛집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이렇게 웨이팅할 일이 전혀 없었다. 언제든 와도 웨이팅 없이 앉아서 먹을 수 있었다. 평일 저녁 때는 한산하기까지 했으니깐.. 그렇게 편하게 왔던 곳이었는데, 어느 순간 줄 서지 않으면 못 먹는 맛집이 되었다. 젊은 시절 자주 왔던 곳이 그대로 있다는 건 그래도 기분 좋은 일이다.
20년 전과 건물도 안 바뀌고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이 곳에 방문할 때마다 20대 시절 내가 찍은 발자국이 여기 어디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여전히 기본 이상은 웨이팅해야 하는 맛집
우리는 일요일 오후 3시반쯤에 방문했는데, 점심 시간대가 아니어서 웨이팅이 없겠거니 싶었으나 여전히 웨이팅 줄이 길게 있었다. 그래도 이 집은 메뉴도 한 가지이고 테이블 회전율이 아주 빨라서 줄은 금방 줄어드는 편이다. 내가 처음 웨이팅 시작하면서 시계를 봤을 때 오후 3시 26분 정도였는데, 3시 50분쯤에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식사를 다하고 나왔더니 4시 20분쯤이었다. 나올 때보니 여전히 웨이팅 줄은 20분~30분 정도는 소요될 정도로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기다리기 괜찮은 시간인 것 같긴 하다. 다만 우리가 식사시간대를 피해서 와서 그렇지, 아마도 주말 점심 시간대에는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할 것이다.
이 집 칼국수를 처음 먹었을 때, 너무 맛있고 양도 많아서 정말 감탄하며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지금의 가격보다 훨씬 저렴했고(이건 세월이 지났으니 어쩔 수 없다), 양은 지금보다 좀 더 많았던 것 같다. 지금도 적은 양은 아닌데, 20년 전에는 대접에 담긴 국수의 양을 보면서 '내가 이걸 다 먹는 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모두를 100% 만족시키는 맛집은 없다
사실 맛집이라고 소개하긴 했지만, 모든 맛집이 그렇듯 모두의 입맛을 100% 만족시켜 줄 수는 없다. 이 곳은 남편이 남자친구이던 시절인 5년전쯤에도 왔었고, 임신해서도 왔었고, 우리 아이와도 두 번 정도 왔고, 올해에는 시부모님과도 함께 왔었다. 5년전에 왔을 때는, 거의 10년만에 이 일산칼국수에 다시 방문한 셈이었다. 오랜만에 먹었을 때 예전의 맛과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매우 만족스러워서 포장까지 해서 사갔었다(포장해서 집에서 먹을 때는 매장에서 먹는 느낌까지는 안 남). 그 후로 몇 번 왔을 때도 나는 항상, 늘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남편의 경우에는 나와는 반응이 좀 달랐다. 5년 전에 처음 먹었을 때는 본인도 너무 맛있게 잘 먹었는데, 그 후로 두 번 정도 더 왔을 때는 예전과 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양도 5년전보다 조금씩 줄었고 국물의 깊이나 진하기도 덜해졌다나..
시부모님과 왔을 때는 좀 더 반응이 안 좋았다. 그 때는 일산 꽃박람회 관람 후에 왔었는데, 내 기억에 거의 한 시간 넘게 웨이팅을 한 후에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아버님과 어머님, 두 분의 반응이 그냥 그랬다. 특히 아버님은 등산 매니아셔서 여기 저기 각종 모임을 하시며 맛집을 많이 다니셨는데, 이렇게까지 기다려서 먹을 정도의 맛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하시는 것이다. 어머님도 마찬가지 반응이셨다. 아마도 오랜 시간의 웨이팅 탓에 입맛을 잃으셔서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주변의 반응을 보고 나서 이 집을 맛집으로 소개하는 것에 있어 늘 자신감이 넘치던 나는, 요새는 소개하기가 조금은 망설여지기도 한다. 물론 뭐, 내 소개 없이도 여전히 웨이팅이 넘쳐나는 맛집이니 나의 소개 같은 건 이 집 입장에선 필요없을지도..
그래도 20년 전을 기억하는 나에겐 여전히 맛집이다. 오늘도 나는 먹으면서 맛이 변했다거나, 국물의 진하기와 깊이가 달라졌다거나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국물 하나도 남김없이 맛있게 먹었다. 같이 간 네 살 우리 딸도 너무 맛있다면서 국물과 면을 사주는 사람이 기분 좋은 느낌이 들만큼 맛있게 먹었다. 그래서 한 번쯤은 그래도 방문해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단, 식사시간대는 꼭 피하시고 약간 비껴서 가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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