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생각난 일드 체인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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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드라마,영화,예능

22대 총선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생각난 일드 체인지 리뷰

by 나겸♡ 202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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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금 22대 총선을 이틀 앞두고 있다. 오늘이 4월 8일이니 이틀 뒤인 4월 10일, 바로 운명의 국회의원 선거날인 것이다. 선거는 늘 보는 사람들에게 초조함을 안겨주기 마련이지만, 이번 선거만큼 그 결과가 궁금하고 예측하기도 어려워서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신경이 날카로웠던 적이 과거에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스마트폰과 온라인 커뮤니티가 이 이상 발전할 수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고, 많은 일들이 하루 이틀 사이로 몇 번씩 일어나고 그게 카톡 같은 걸로 금방 퍼져 나간다. 이슈는 금방 타올랐다가 금방 사라지고, 그에 따라 결과도 빠르게 바뀌어간다. 나는 직장생활 초년생때까지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가 30대 중후반쯤 되어서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매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결혼과 출산, 육아를 거치면서 나라의 정책들이 내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몸소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혼시절 직장생활 초반까지만 해도 정치는 나와 상관없는 이슈로 여겼는데, 40대 중반인 지금은 나와 정치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또 육아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번에 좋은 정치인들이 많이 당선이 되어 좋은 법안이 마련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입법활동을 많이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특히 학부모가 되었기 때문에 치안, 학교폭력, 안전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정치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행동해 주기를 바란다.

 

이렇게 선거철이 되어 이 시기쯤 보기 딱 좋은 일본드라마가 있어 리뷰를 해본다. 일드 <체인지>라는 드라마이다. 내가 올리는 일드 리뷰는 다 아주 오래된 10년도 더 전의 드라마들이다. 최근 드라마들은 거의 못 보기도 했지만, 과거의 일드처럼 재미있는 걸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자꾸 예전 드라마만 보고 리뷰글을 쓰게 된다.

체인지
시골의 초등학교 교사가 우연한 계기로 최연소 총리로 부임하게 되면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시간
월 오후 9:00 (2008-05-12~)
출연
기무라 타쿠야, 후카츠 에리, 아베 히로시, 테라오 아키라, 카토 로사, 호리우치 케이코, 카자마 모리오, 이토 시로, 나카무라 아츠오, 코야마 시게루, 후지 스미코, 이시구로 켄, 오오쿠라 코지, 니시무라 마사히코, 히라이즈미 세이, 야지마 켄이치, 스즈키 코스케
채널
후지TV


(스포 주의)
일드 체인지는 기무라 타쿠야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드라마이다. 이 때만 해도 기무라 타쿠야가 아직 젊고 창창한 느낌이다. 나는 기무라 타쿠야가 한창 인기 있던 시절에는 관심이 없다가 뒤늦게 드라마로 알게 된 케이스인데, 비주얼로 승부보는 사람이라는 선입견 같은 걸 가지고 있다가 연기를 생각보다 괜찮게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솔직히 그가 출연한 드라마를 쭉 보면 연기 스타일이 겹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생각보다 잘하는 것 같다. 
 
이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충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어떤 유명한 정치인이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목숨을 잃고 그가 속한 당에서 여러가지 정치적 상황으로 위기를 맞이하여 급하게 자신들의 당의 후보자로 보궐선거에 내놓은 사람이 그 정치인의 아들인 아사쿠라(기무라 타쿠야)이다. 아사쿠라는 산골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면서 세상과 담을 쌓고 순수하게 사는 청년이었는데,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선거에 후보자로 등장하면서 정치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주인공은 아버지와는 달리 정치에 관심이 없다.)

 
드라마니깐 당연한 얘기지만, 아사쿠라는 갑자기 선거에 준비없이 출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니깐 몇 표 차이로 간신히 당선되면서 정치인이 되고 드라마 중반에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 최고 권력자인 총리까지 된다. 하지만 기존의 꼰대들과 권력에 눈 돌아간 정치인들의 텃세와 음모 속에서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면서 위기를 맞게 되는데, 아사쿠라는 특유의 진솔함과 정의를 추구하는 정치를 통해서 반대편에 있는 적들도 내 편으로 만들고, 내 편이 되지 못한 끝까지 나쁜 사람들은 마지막회쯤 가서 나가 떨어지게 만들면서 판타지 속의 정치인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의 드라마이다.
 
백마탄 왕자를 현실에서 보기 힘들 듯이 드라마에 나오는 아사쿠라 또한 현실 정치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스타일이다. 실제로 아사쿠라 같은 훌륭한 인성을 가진 정치인이 있다고 한들 빛을 보지 못하고 묻히기 쉽상인 것이 냉정한 현실인 듯 하다. 드라마에서도 그런 현실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되어 주인공인 아사쿠라(기무라 타쿠야)를 곤경에 처하게 하고 정계에서 아예 싹을 잘라버리려는 인물과 에피소드가 많이 나온다. 

정치인으로서의 아사쿠라는 그래도 위기에 처할 위험요소는 상당히 없는 편이다. 우리나라 정치를 참고로 해보면, 정치인의 발목을 잡는 위험요소 중 상당한 부분이 바로 가족인 것 같은데 주인공인 아사쿠라는 배우자도 없고 자식도 없다. 드라마 초반에 보면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어떤 정치적 공격으로 인해 선거 도중 위기에 닥치는 순간이 있긴 하다.

(아사쿠라도 정치인이었던 아버지로 인해 첫회부터 곤경에 빠진다.)

 
역시 드라마라 그런가 그런 위기도 아사쿠라의 진솔한 사과와 설명으로 유권자인 주민들이 감동을 받아 결국은 표를 주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 간다. 약간 유치하기도 하고 현실과 달리 모든 문제가 좀 쉽게 해결되는 부분은 있지만, 그 덕분에 그렇게 골치 아프지 않게 드라마를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드라마 마지막회인 10화에서는 총리인 아사쿠라가 대국민 담화를 하는 모습을 15분 정도 보여준다. 실제로 기무라 타쿠야는 이 부분에서 쉬는 타임없이 대본을 아주 잘 소화하여 연기를 했다고 한다. 위에도 말했지만, 기무라 타쿠야의 연기의 장점은 현실에 있을 것만 같은 인물처럼 연기를 자연스럽게 잘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15분 가까운 대국민 담화 내지는 연설의 장면을 보면서 마치 진짜 정치인이 나와서 국민인 나에게 뭔가를 이야기한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이 이기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이 연설장면 관련 앞뒤 배경을 설명하자면, 마지막회인만큼 주인공에게 위기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정치적 상황이 오는데, 여기서 총리인 아사쿠라가 큰 결단을 내려 의원을 해임할 권한이 있는 총리로서 모든 의원을 사임시키기로 결정한다.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사회에 악영향을 주는 정치인들이 너무 많으니깐 본인을 포함하여 모든 의원들의 직을 그냥 시원하게 다 박탈하고, 모두 다 국민투표와 선거로 새로운 인물들을 새롭게 총리부터 의원까지 싹 다 선출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야말로 드라마니깐 가능한 이야기이다.)

 
의원들 뿐만 아니라 총리인 자신조차도 총리직을 내어 놓으며, 나라의 모든 정치인들이 바닥부터 다 새롭게 후보자로 등록하여 국민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장면으로 드라마는 마무리가 된다.

(총리직을 내려놓고 다시 선거에 출마하는 아사쿠라. 현실감이 없지만 그렇기에 또 통쾌한 맛도 있다.)

 
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봐서 그런가 드라마가 더더욱 마음에 와닿았다. 현실에서는 이렇게 정의감 넘치고 진짜 정치를 해야 할 사람만이 정치를 하는 환경은 안타깝게도 조성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정치인들의 자질도 문제겠지만 그렇다고 정치인들만 탓할 것도 아니다. 정치에 별 관심이 없던 시절, 왜 정치인들은 정책으로 승부를 볼 생각을 하지 않고 상대를 비방하는 것에만 몰두할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보니 정책 같은 것은 아무리 강조를 해도 이슈가 잘 되지 않는 것 같고 사람들이 크게 관심을 두질 않는 것 같다. 정책보다는 그냥 자극적인 이슈에 더 관심이 많고, 기사화 되는 것도 온통 그런 것들 뿐이다. 기자들이 그런 기사만 써서 사람들이 그런 것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그런 것에만 관심을 가져서 그런 기사만 나오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정책만 얘기해서는 큰 화제가 되지 않고 묻히기 쉽상이니깐 어떻게든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시끄럽게 만드는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을 지원하기 위해 때로는 후보나 사람의 면면은 무시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구조 또한 아쉽다. 내가 지지하는 당이 아닌 다른 당이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그럭저럭  국정 운영에 나쁘진 않을 거라는 믿음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양당에 골고루 많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건 불가능한 일인 모양이다. 흔히들 선거는 최악을 피해 차악을 뽑는 거라고 하지 않는가? 나는 그동안 특정한 한 당에만 쭉 투표하지 않았고 그 때 그 때 변화가 있었는데 그저 최악을 막기 위한 투표를 해왔다. 둘 다 훌륭해서 마음에 드는데 이 쪽이 좀 더 좋다는 마음으로 투표를 할 날이 오면 좋겠지만, 글쎄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다.

내일 모레 투표를 드디어 하러 간다. 정치인을 선출하는 투표를 함에 있어서 누군가는 인품과 도덕성을 기준으로 둘 것이고, 누군가는 정치인으로서의 추진력과 능력을 기준으로 둘 것이다. 나는 '반드시 이 당이어야만 해'라는 맹목적인 지지는 없다. 열혈 지지자들은 내가 중도라고 하면 무지하기 때문에 중도라는 변명 하에 잘못된 선택을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솔직히 어이가 없는 게 무식이고 무지를 떠나서 상식에 가깝고 어디다 내놓았을 때 최소한 부끄럽지는 않은 후보를 각 당에서 내면 되는 것 아닌가? 위에 드라마에서도 나오지만, 아사쿠라가 후보 토론회에서 한 말이 자기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 초등학생들도 정치인의 말을 들었을 때 알아듣고 판단할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려운 말들과 정책보다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정책을 펼치겠다는 주인공 아사쿠라)

 
정치적 상황에 있어서 이런 저런 복잡한 과거와 배경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결국은 어렵거나 복잡한 설명은 필요없이 그냥 어느 누가 보더라도 상식과 선에 가까운 인물에게 표를 주어 그런 사람들이 나라를 꾸려 나가게 하는 것이 맞다고 나는 생각한다. 앞으로도 어느 당이 되었건 그런 사람에게 투표할 거고, 만일 그런 사람은 없고 그 놈이 그놈인 그런 사람들만 후보로 나온다면 그래도 최악은 막을 수 있는 쪽으로 투표를 하고 싶다.

이상, 선거를 앞두고 본 일드 체인지 리뷰였다. 투표고 뭐고 다 귀찮더라도, 그래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어째서 제가 당선된 거죠?"
(드라마의 아사쿠라는 단 164표 차이로 당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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