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2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당첨되었다. 남편이 다 알아서 하기 때문에 나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가 당첨이 된 후 뒤늦게 요즘 매일 같이 청약에 관해 알아보고, 대출도 알아보고, 내가 당첨된 지역에 대해 알아보며 여러 글들을 보고 있다. 그러면서 몰랐던 많은 걸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그 중에 몇 개를 적어본다.
- 사람들은 자신이 당첨된 지역의 평가에 굉장히 민감하다.
나의 경우, 내 청약 당첨 지역에 대한 내용을 당첨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찾아보았다. 그리고 이 지역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냉정한 평가를 보게 되었는데, 입지도 별로고 건설사며 아파트 브랜드며, 아무튼 좋지 않은 이야기가 많았다. 좀 제대로 알아보고 청약을 신청할 걸 후회도 되었지만, 어쨌거나 단점도 정리를 해야 나중에 다른 아파트 본청약 도전할 때 비교해가며 신청할지 말지를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단점을 정리한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남들 당첨 지역 아니고 내 당첨 지역에 대해 내가 찾아본 내용들이고, 이 지역을 까려는 게 아니고, 나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글을 보고 같은 지역에 당첨된 어떤 사람이 댓글로 단점이 적힌 부분을 수정하거나 빼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 아닌가! 같은 지역에 당첨되어 기쁜 다른 사람들에게 실망감과 허탈감을 안겨 줄 수 있다며... 아니.. 그렇다고는 해도 냉정하게 현실을 평가는 해야 추후에 다른 곳 본청약이 있을 때 다른 아파트와 장단점을 비교분석하여 평가한 후 제대로 된 선택을 하는 건데.. 그저 당첨됐으니 좋은 게 좋은 거니 장점만 보자며 막연한 기대만 갖고 그 큰 자금과 대출을 땡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장점만 흐린 눈으로 보려는 것 같아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아예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닌게, 사람들은 자기 청약 당첨 지역에 엄청나게 민감하다는 걸 이번에 나도 알게 되었다. 실제로 당첨자들 단톡방에서도 본 건데, 우리 지역에 호재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누가 말하니깐 버럭 화를 내며 흥분하는 사람도 있었다. 끼어들진 않고 구경만 했지만.. 충분히 사실에 근거하여 그렇게 볼 수 있을만한 의견이었는데 냅다 화부터 내는 걸 보고 '아, 사람들이 부동산에 이렇게나 민감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나처럼 그 지역의 단점을 냉정하게 정리하여 수면 위로 떠올려서 정보로서 공유하는 걸 원하는 건 아니었던 것이다... 엄청 민감하고 엄청 예민하다. 괜히 정치인 지지율이 부동산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게 아니었다. 이렇게나 많이들 날카롭고 뾰족하고 변방의 블로그 글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는 것이... 그 예민한 사람들과 설왕설래하고 싶지 않아서 앞으로는 내가 어느 지역에 당첨이 되었고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건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을 작정이다. 좀.. 무섭다..
- 아파트도 브랜드빨이 있다.
나는 아파트 브랜드가 마치 명품처럼 이렇게 이름빨을 받는지를 전혀 몰랐다. 그냥 아파트 이름이 다를 뿐 어디가 1군이고 어디가 아니고 이런 게 평가된다는 걸 전혀 몰랐다. 그래서 공공아파트의 경우 입주가 끝나면 입주민 동의 하에 아파트 이름을 바꾸는 게 가능하고, 그리고 그렇게 해서라도 건설사 이름을 넣고 공공아파트 이미지를 빼려는 움직임이 크다는 걸 알고 너무 놀랬다. 그리고 어느 아파트에 사느냐에 따라 유치원 애들이 그룹을 나누고 무시를 하고, 거지라고 놀리고.. 뭐 이런 게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사실 유치원 애들이 뭐가 문제겠는가.. 부모 잘못이지... 아파트 브랜드로 편을 나누려 하고 잘난 척하고 상대를 무시하고 거지라는 단어를 쓴다면 '그런 말을 하는 너와 너의 부모의 뇌가 바로 거지야'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그렇게 내가 맞는 소리를 해도 '부러워서 약올라서 그러지?' 이러면서 자격지심으로만 비춰질까 직접적으로 말은 못할 것 같긴 하다.
- ...
(뭐 하나 더 적었는데... 이것도 또 누가 가르치려 들까봐 그냥 삭제함...)
아무튼 이번에 청약 당첨 후 검색해 보면서 알게 된 것 들 중 생각나는 것들로 우선 적어 보았다. 내가 청약 당첨이 안 되었다면 이런 건 적어도 애 유치원 들어가기 전까진 모르고 살았을텐데 이번 청약 당첨을 계기로 알게 된 냉혹한 현실들이 많아졌다. 미리 알아서 잘 됐다. 애 유치원 가기 전에 나름대로 이런 세상에 대비해서 아이에게 어떻게 교육을 시킬지 준비할 수 있으니깐..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서.. 무시 당하면서 살지는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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