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파이터의 댄스필름 중 한국무용의 댄스필름 풀버전이 드디어 공개되었다. 스테이지파이터 3화의 리뷰를 글로 적을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댄스필름 후기부터 짧게 올려본다. 이런 리뷰를 적는 것은 나의 소소한 취미이니깐...
우선 나는 한국무용 출연자 중 압도적 1위인 최호종 무용수에게 일말의 관심도 없다. 1화부터 엄청나게 신적인 존재로 묘사되지만 솔직히 나의 취향이 아닌지 큰 관심이 안 갔고,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춤을 가장 잘 춘다는 건 알겠는데 원래 나는 이런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면 항상 순위권에 없는 사람만 응원해서 방영 도중에 프로그램에서 하차해 왔다. 마이너 취향인 듯.. 마찬가지로 김종철 무용수도 내 취향 아니고, 주역 세 명 중에 솔직히 제일 호감도 안 간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내가 싫든 말든 그 두 사람은 당당한 퍼스트 주역들이다. 여러 테스트를 거쳐 상당한 차이로 우위에 선 사람들이란 말이다. 그런데 댄스필름에서 세컨드나 군무보다도 더 그지같은 의상을 입히고, 단독샷 하나 제대로 없게 구성해 두었다. 보면서, 이건 횡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럴거면 왜 그 고생해서 퍼스트를 굳이 세 명을 뽑은 건가? 누가 이런 구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1화부터 3화까지 두 사람을 응원한 팬들에게 큰 실망을 주었고(역시 엠넷다움), 어쩌면 당사자들도 크고 작게 실망을 했을 수도 있다. 분량과 원샷이 너무 왕 하나에 몰빵이었고, 보는 내가 다른 댄서들에게 민망함을 느낄 지경이었다.
안무도 마찬가지였다. 각 퍼스트 주역들에게 안무를 짜는 미션을 줄 때, '이 댄스필름을 이런 장소에서 찍고, 이런 구도에서 이렇게 추게 될 안무이며, 이런 시놉시스를 갖고 있으며, 퍼스트 3명 중에 왕은 한 명이고' 등등 이와 같은 정보를 과연 제대로 주었을까? 미리 친절하게 안무 짜는 사람들에게는 알려줬지만 방송에서는 안 나온 거라면, 그렇다면 너무도 다행인데, 그게 아니라면 그 역시 엠넷의 생각이 매우 짧았다고 할 수 있다.
안무를 짜는 입장에서는 음악 외에도 장소, 이미지, 의상, 구도, 배열 같은 걸 알고 안무를 만드는 것과, 그냥 음악과 가사만 듣고 안무를 짜는 것, 이 둘의 결과물이 엄청 달라질 것 같은데, 장난도 아니고 전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고 이 정도 스케일의 댄스필름을 만들면서 안무 미션을 줄 때 그런 정보 하나 없이 안무를 짜게 했다면 그 역시 아티스트에게 엄청난 민폐를 끼친 거라고 생각한다. 이건 뭐.. 진실은 알 수 없으니 뭐라 하긴 그렇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문이다.
그럼 퍼스트 주역들 중에서도 주역인 왕에게는 문제가 없었냐면 그것도 아니다. 특히 의상과 메이크업이 너무 에러였다. 처음 등장은 그래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한국무용 느낌도 잘 나고 말이다. 그런데 그 뒤의 주황색인지 노란색인지 색깔도 오묘한 그 의상을 입혀놓고 그렇게 귀신같은 메이크업, 어떻게 보면 벌칙의상인가 싶은 치장을 한국의 왕에게 시켜놓으면 어떡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음악과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만, 그 멋진 장소에서 그렇게 난리가 난 왕이라니.. 이게 고전과 현대의 진정한 콜라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는데, 진정한 예술을 알아보고 이해하지 못해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인인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매우 난해하였다.
그리고 왕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원래의 한국의 왕의 이미지에는 지금의 기무간 무용수는 잘 안 어울리는 것 같다. 하지만 음악도 그렇고 댄스필름 전체적인 컨셉 자체가 그런 왕을 묘사한 것이 아닌 것 같고, 그 귀신같은 화장을 하고 무당같은 옷을 입혀 놓았는데도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로 강한 인상을 준 것은 멋있었다. 춤을 추는 느낌도 괜찮았고, 묘하게 사람을 끌게 하는 매력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댓글로 보니 다른 퍼스트 무용수와 비교 댓글도 많고, 누가 더 낫니 누가 왕을 했어야 했니 말들도 많았다. 근데 무용수가 뭔 잘못이겠는가? 본인이 우겨서 한 것도 아니고, 이 기획의 댄스필름에 필요한 느낌은 괜찮게 낸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이미지나 외모에서 주는 느낌 말고 춤 자체로만 보면 사람들이 찍소리 못하도록 눌러줄 정도의 확신은 못 준 거 같다. 나 역시 3화에서 왕의 춤을 보면서, 뭔가 큰 한 방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쯤에서 뭔가 빡! 하고 터지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던 것이다. 내가 순수 한국무용보다 아이돌 그룹의 춤에 더 익숙해져 있어서 물 흐르는 듯한 이번 댄스필름의 안무와 느낌을 이해를 못해서인지, 안무 자체에 내가 원하는 큰 한 방이 미처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안무는 훌륭한데 그걸 소화하는 왕의 능력이 모자랐던 건지, 그렇다면 왕을 맡은 무용수가 남의 안무가 아닌 본인이 짠 안무를 했다면 뭔가 더 꽂히는 한 방의 느낌을 줄 수 있었을지, 아니면 뭐가 되었다 해도 춤에 한 방이 없는 건지... 뭐가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번 댄스필름을 보면서 춤으로서만 본다면 간지러운 곳의 주변만 긁고 간지러운 곳은 못 긁은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런 간지러운 부분을 제대로 긁어준 것이 군무 부분이었다. 몇몇 원샷이 잡힌 군무 메인 무용수들이 퍼스트 주역보다 영상을 보고 나서 더 큰 임팩트로 다가왔다. 군무가 너무 멋있고 훌륭했고, 화면 구성이나 전환 그런 걸 떠나서 군무 자체로만 봤을 때 완벽했던 것 같다. 군무 속에서도 퍼스트 세컨드 같은 계급이 있다는 게 참 집요하단 생각도 했지만 말이다.
불만 가득하게 적어놓았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완성된 풀버전은 전체적으로 멋있었다. 다만 예고를 보니 다음 주에는 왕을 한 주역은 추풍낙엽처럼 그 계급이 떨어질 것만 같지만... 뭐 이번 댄스필름을 보니 주역 두 명보다 세컨드나 군무 중 원샷이 더 잡히고 이런 걸 보면 퍼스트 이런 거 다 의미 없고 그냥 재밌게 방송이나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3화까지 방영된 현 시점에서 이 프로그램의 최대 시급 과제는 퍼스트가 누가 되느냐가 아니라, 이 프로그램이 얼른 두 배 이상 흥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이 프로그램을 보지 않아서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출연자들이 뭐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르는 잠재적 시청자들에게 이번 한국무용 댄스필름이 프로그램 영업 역할 정도는 할 수 있길 바란다.
이상 스테파 댄스필름 한국무용 풀버전 감상 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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