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월 아기 영어 육아를 위한 전집 <잉글리쉬 타이거> 구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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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 육아 시작/아이 영어

33개월 아기 영어 육아를 위한 전집 <잉글리쉬 타이거> 구매 후기

by 나겸♡ 2024.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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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세 돌을 앞둔 우리 아기에게 어떻게 영어를 가르쳐야 하는지, 이 어린 아기에게 영어를 노출시키고 가르치는 것이 맞긴 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엔 아주 아주 천천히 영어를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중요한 건 아이를 절대 재촉하지 않으면서도 꾸준하게 영어를 접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기 영어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은 가지고 있다고 해도 아이와 놀면서 엄마인 내가 영어가 자연스럽게 나올만큼 영어를 잘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보다 전문가인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아기 영어전집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영어 전집을 산다고 해서 아이에게 영어를 공부시키겠다는 야망 같은 건 없고, 영어책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사기로 한 것이다. 우리가 책이라고 하면 좀 딱딱하게 느낄 수 있지만 요즘 나오는 아이들 전집은 그림이라든가 부록만으로도 하나의 장난감처럼 재미있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하다는 영어전집을 이것저것 많이 검색해 보았다. 책육아에 능통한 많은 엄마들이 추천한 전집 시리즈도 검토해 보았다. '프뢰벨'이나 '잉글리쉬 에그', '노부영 시리즈' 같은 것도 많이들 추천해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다들 가격이 너무 비쌌다. 새 책으로 사는 전집은 100만원 가까운 것도 있었다. 당근마켓을 통해 중고로 거래를 한다고 해도 비싼 건 마찬가지였다. 예전에 우리 아이와 잠시 친구로 지내던 아기 집에 놀러갔을 때 온갖 유명 전집이 빼곡하게 책장에 꽂혀 있는 걸 보고 약간 기가 죽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이 전집에 그렇게까지 돈을 들이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여러 영어전집보다는 하나의 시리즈를 선택해서 쭉 보자 이런 생각으로 고르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잉글리쉬 타이거>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홍보 동영상으로 한시간 가까운 영상 동안 책의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담은 영상이었다. 그런데 영상에 나오는 영어 음원들을 들어보니 그럭저럭 짧고 간단하면서도 아이의 흥미를 유발할만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대해 검색을 좀 해봤더니 외국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만든 영어 전집이고(검수는 외국인이 하긴 했지만), 그래서 엄마들 중에는 아기 영어 전집으로는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았다. 잉글리쉬 에그 짭퉁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한국 사람들이 만든 교재라 한계도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홍보용 영상을 들어보았을 때 그 정도 구성이면 아이의 눈높이에 잘 맞을 것 같고, 레벨1 같은 경우에는 어렵지 않아서 아이들이 금방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한국인들이 만든 영어전집이라서 현지에서 쓰는 영어와 차이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33개월이지만 영어 교육이 거의 되어 있지 않은 우리 아기 수준을 생각하면 그냥 말을 이제 처음 배우는 아기라고 생각하고 쉬운 단어부터 반복해서 접할 수 있어서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만 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잉글리쉬 타이거를 우리 아이의 첫 영어전집으로 선택하기로 했다.
 
잉글리쉬 타이거는 가격도 다른 영어전집보다 훨씬 저렴했다. 당근마켓에 올라온 걸 보니 2만원대에 전권 30권을 살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남편이 여기 저기 일하면서 돌아다닐 때마다 동네인증을 새로 해서 당근마켓으로 검색을 한 결과, 전권 30권을 운이 좋게 단돈 4천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당근마켓이고 또 과하게 저렴한 가격이다 보니 개정판 이전인 것 같긴 하고, 또 핑크퐁펜이나 세이펜은 판매자가 올려두진 않았다. 하지만 세이펜처럼 펜으로 찍으면 말이 나오는 장치는 아이에게 미디어 노출과 같을 것 같아서 왠지 좋지 않을 것 같은 느낌에(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원래부터 주지 않고 있어서 핑크퐁펜은 없어도 상관 없었다. 대신 책의 모든 내용이 담긴 음원 CD는 꼭 필요해서 그걸 다 가지고 있는 판매자를 찾았고 남편에게도 CD가 중요하니 그걸 잘 보라고 이야기 했었다. 대부분 판매자들이 핑크퐁펜은 같이 올리지만 CD는 잘 안 올려놓았는데, 다행히 이 4천원짜리 판매자는 CD와 DVD를 함께 올려놓아서 이 분을 통해 구매를 진행하였다.
 
책은 30권 전권 모두 마치 새 책 같았다. CD도 새거였다. 어떤 경로로 구매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가 거의 보지 않은 느낌이었다. 아마도 본인이 직접 산 건 아닌 것 같고 누구한테 얻었거나 했으니 4천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보였다. 가격이 너무 저렴하여 오히려 좀 찜찜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그렇게 4천원이라는 좋은 가격에 30권의 책을 구매하였다.

잉글리쉬 타이거는 총 30권이고 레벨1~3으로 나누어진다. 각 레벨별로 10권씩이다. 레벨1이 가장 쉽고 레벨3는 나름대로 아이에게는 어려울 법한 단어와 문장들이 나온다.
 
우리 아이는 33개월이고, 동물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레벨1의 10권의 책들 중에 동물들이 나오는 몇가지 에피소드의 책을 가장 좋아했다. 봤던 걸 보고 또 보고 하고 있다. 아직은 봤던 것만 보는 면도 있긴 하지만, 그렇게 익숙해지고 나면 다른 책에도 서서히 관심이 옮아갈 것으로 보인다.
 
아이에게 영어책이 어렵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서 대뜸 영어음원부터 들려주지 않는다. 일단 책을 펼치고 그림과 내용, 책의 에피소드를 한국말로 한국어책 읽듯이 그림을 설명하며 아주 재미있게 읽어준다. 아이가 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평소 일반책을 읽어줄 때보다 훨씬 더 공을 들여 읽어준다. 그렇게 읽어주고 나면 대체로 우리 아이는 그 책에 흥미를 느껴서 몇 번 더 읽어달라고 요청하고 그러면 몇 번이고 다시 읽어준다. 그렇게 책의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게 한 다음에, 그 후에 영어로 다시 읽어준다. 이러면 아이가 이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용과 영어단어나 간단한 문장을 대충 이해하는 것 같고, 영어 문장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하는 것으로 보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책을 읽으며 진도를 나갔는지 여부보다 아이가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천천히' 하는 것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우리 아이는 영어 단어 같은 것에는 나름대로 강세를 보이는 것 같다. 단어는 금방 잘 외우는 편이다. 문장 같은 경우에는 알아듣는 것에 시간이 걸리므로 책에 나오는 문장에서 단어만 바꿔서 같은 문장을 일주일이고 이주일이고 그냥 반복해서 들려준다. 아이가 알아듣고 맞는 대답을 하긴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 문장이 의미하는 것보다는 문장 안의 단어와 당시 상황들로 짐작해서 대답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한국어 또한 그런 방식으로 시작하여 아이들이 익히지 않는가? 나는 영어를 가르쳐 줄 때도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아이에게 가르치려고 하고 있다.
 
또 이 책의 부록으로 총 9장의 음원 CD가 있는데, 그냥 우리 아이 장난감처럼 던져 주었다. 우리 아이는 CD를 플레이어에서 재생하는 걸 할 줄 알고, 또 CD를 바꿔가면서 CD 플레이어를 재생하는 걸 놀이처럼 재미있어 한다. 그래서 잉글리쉬 타이거 CD 또한 이것 저것 틀면서 자연스럽게 음원을 들으며 놀고 있다.

 
이렇게 책과 CD로 아이에게 영어를 접하게 해 주었더니 미약하게나마 효과가 보인다. 실제로 얼마 전에 이 잉글리쉬 타이거 책에 나오는 에피소드와 비슷한 상황을 아이가 접한 적이 있는데, 책에서 나온 단어와 문장을 아이가 그대로 이야기한 일이 있었다. 뭘 정확히 알고 그랬다기 보다는 책과 똑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책에서 봤던 걸 그대로 내뱉은 것이다. 하지만 한국어 역시 그런 식으로 우리 아기들이 모두 말을 하기 시작한다. 영어도 같은 언어라는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보았다. 앞으로도 이 책과 함께 천천히 아이에게 영어를 노출해 줄 계획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영어를 접한 나는, 단어부터 시작해서 문장, 시제 이 모든 것들을 공부로 배우는 것이 어렵고 그 방식 자체가 별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좋아하긴 해서 대학 전공을 영어영문학으로 하긴 했지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내가 이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영어를 공부로 접할 때, 이 언어가 완전 새로운 낯선 언어로 느껴지지 않도록 미리 익숙하게 아이에게 노출해 주고 싶다. 명사니 동사니 현재완료니 가정법이니 하는 단어 같은 건 모른 채, 그냥 한국말처럼 단어와 문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만 말이다.
 
아이가 그런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하는데 잉글리쉬 타이거는 최고의 교재는 아닐 수도 있다. 더 좋은 교재나 전집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가성비가 좋다는 엄마들의 평가는 확실히 맞는 것 같고, 직접 아이에게 보여주니깐 아이가 상당히 재미있어 한다. 그래서 매우 만족스럽다. 물론 4천원에 이 책들을 구해서 만족스러운 걸 수도 있다. 그래도 어쨌거나 대만족이다. 아이가 책을 재미있어 하고, 책의 에피소드로 계속 한국말로도 이야기를 이어간다. 꼭 영어만 하는 게 아니라 책에 나오는 내용으로 한국어 단어도 익히고 엄마와 이야기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현재까지는 매우 만족스럽게 읽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아이가 어느 정도 영어에 대해 익숙한 정도로만 인식을 가지고 나면 그 후에 다른 영어 전집을 또 마련해 주든가 말든가 할 예정이다.

(잉글리쉬 타이거 중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책을 꼭 안고 자는 아기. 너무 좋아해서 잘 때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이제 세 돌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에 대한 깊은 고민의 글도 아래와 같이 적어 보았다.

33개월 세돌 아기 영유아 영어 조기교육 고민 및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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