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월 세돌 아기 영유아 영어 조기교육 고민 및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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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 육아 시작/아이 영어

33개월 세돌 아기 영유아 영어 조기교육 고민 및 방향

by 나겸♡ 2024.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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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조기교육과 영어유치원의 붐이 일어난지는 이미 오래 된 일이다. 하지만 나는 아기 낳고 나서 이런 저런 정보를 검색하다가 만36개월까지는 영어를 접하지 않게 하는 것이 아이의 언어발달에 오히려 좋다고 말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의 영어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지냈었다.

 

그러다가 우리 아이가 27개월쯤 되었을 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보통 엄마를 위한 기적의 영어육아>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보통 엄마를 위한 기적의 영어 육아
중고등학교 때 영어를 배우긴 했지만, 막상 외국인 앞에서 말문이 막혀본 경험이 있는가 《보통 엄마를 위한 기적의 영어 육아》는 영어를 교과서로 배우기만 했지 유창하게 활용은 못하는 평범한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도 따뜻한 ‘영어 육아’법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학교에서 배운 영어 실력을 믿고 당차게 떠난 첫 뉴욕 여행에서 입 한번 뻥긋하기 힘들었던 당황스러운 경험을 내 아이에게만큼은 물려주지 않겠다고 결심, 아이가 영어와 친해질 수 있도록 영어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첫째 우성이는 1살 때 영어와 한국어 동시에 말문이 트였으며 ‘외국에 한 번도 가지 않고도 영어를 원어민처럼 하는 아이’로 KBS, SBS 등 방송에 수차례 출연한 바 있다. 초등학생이 된 현재 우성이는 영어로 곤충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을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며 전 세계 곤충 애호가들과 자유롭게 소통 중이다. 태어나자마자 영어 환경에서 자란 둘째 승희 역시 영어를 한국어처럼 익히고 활용하고 있다. 저자는 두 아이를 키우며 ‘기적의 영어 육아 연구소’를 만들어 같은 목표를 가진 부모들과 더 좋은 영어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해왔으며, 자신의 성공적인 영어 육아 경험을 약 10년간 강의 및 칼럼을 통해 전파하고 있다. 흔히 어린 아이가 영어를 잘한다고 하면 ‘아이를 꽉 잡고 교육시킨 거 아니야’ ‘아이가 언어 영재인가’ 또는 ‘부모가 영어를 잘하나’ 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곤 하는데, 《보통 엄마를 위한 기적의 영어 육아》는 이 모든 편견을 깨트린다. 저자의 영어 육아의 핵심은 ‘영어 교육’을 시키는 게 아니라 ‘영어에 익숙해지게 하는’ 데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절대 영어 공부를 시키지 않는 게 첫 번째 원칙이다. 이 책은 엄마표 영어 ‘교육법’을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 아이가 전혀 영어 거부감 없이 귀와 말문을 트이게 하는 법, 영어책의 재미에 푹 빠지게 하는 법, 나아가 영어로 세상과 소통하게 하는 법을 나누는 책이다.
저자
이성원
출판
길벗
출판일
2020.11.16


이 책의 작가는 자녀에게 돌 이전부터 꾸준히 영어동요와 교재 같은 것들을 철저한 계획 하에 노출시켜 주었는데, 그 결과 자녀가 원어민처럼 영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났더니 갑자기 조급한 마음이 들어서 영유아 영어에 대해 부랴부랴 찾아보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아이보다 한참 어린 개월 수부터 영어를 노출시켜 주고 있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 부모인지라 갑자기 초조한 마음이 들면서 아이의 영어전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영유아 영어 교육에 대한 여러가지 반대되는 의견들

우선 '영어 조기교육'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냐는 것부터가 관건인 것 같다. 이제 막 부모가 된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는,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소아청소년과 의사 하정훈 선생님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 영어 조기교육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보인다(아래 영상 참조).

부모 중 한 명이 아예 영어만 쓰는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닌 이상 모든 영어 노출(아주 간단하게 영어동화책을 보여준다거나 영어 동요를 들려준다거나 하는 모든 행위들조차)은 영어 조기교육이고, 그것은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 영상 댓글에 보면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부작용에 관한 의미있는 여러가지 댓글들도 상당히 많이 보인다.
 
반대로 영어 조기교육에 긍정적인 입장들에 관해 좀 찾아보자면, 아이들의 언어 습득력을 포함한 여러가지 두뇌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가 만 36개월까지이고, 이 시기가 영어를 자연스레 노출시킴으로써 아이가 영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원어민과 유사한 발음으로 영어를 시작할 수 있는 최상의 시기이기 때문에 이 중요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그런 주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아무리 영어를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준다 하더라도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어렵고 그냥 공부로서 영어를 받아들이게 되고 발음에도 한계가 있다는, 뭐 그런 이야기인 것 같았다.

 

우리 아이에게 아주 아주 약간의 영어 공부를 시켜 본 후기

일단 학술적인 이론을 떠나서 오직 나와 우리 아이의 경험으로만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내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우선은 나는 영어 울렁증이 있긴 한데, 그래도 영어영문학을 대학에서 4년간 전공으로 하여 졸업까지 하긴 했다. 그래서 뇌가 굳은 상태에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을 때의 한계와 어려움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가 그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영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길 바랐다.
 
그런 마음으로 몇 가지 영어 단어를 아이에게 가르쳐 줘봤는데 정말로 36개월 이전의 아이들은 받아들이는 게 빠르긴 한 것 같았다. 단어를 외우는 속도도 정말 빠르고, 무엇보다도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은 없어 보였다. 그런 면에서 영어를 지금부터 가르쳐 주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부분은 확실히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직접 영어를 조금씩 가르쳐 본 결과 한계를 발견한 부분도 있다. 그건 바로 (삐뽀삐뽀 하정훈 선생님 말대로) 아무리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게 해줘보려고 해도 어쨌거나 내가 지금 하는 모든 행위들은 자연스러운 언어습득이 아닌 그냥 인위적인 조기 교육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 아이가 한국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보면, 단어와 문장을 공부하듯 익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과 환경과 사람들과의 교류와 교감 이 모든 것이 더해져서 한국어를 익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그것과 관련된 단어와 문장들이 아이 입에서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나오게 되는데,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오기까지는 평소 주변에서 어른들이 대화하는 것을 많이 들으면서 그와 유사한 상황을 경험하고 그 기억을 떠올리는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언어적 경험을 통해 단어와 문장들이 머리 속에서 떠올라 말로 하게 되고 그에 대해 상대방의 호응이 또 한국어로 바로 따라오고, 그런 경험들이 계속 반복되면서 아이는 한국말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하지만 영어의 경우 우리 아이는 한국말을 익히는 것과 똑같은 환경에 처해져 있지 않다. 영어 동화책을 보거나, 영어 동요를 듣거나, 혹은 영어 단어를 익히더라도 그것은 그 때 뿐이고, 실제 상황에서 책이나 동요와 유사한 상황이 되었을 때 주변에 친숙하게 느끼는 어른들이 자연스럽게 그에 대해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기회가 없고, 자기가 경험한 것+기억하는 것들과 책이나 동요로 배우는 영어들이 모두 다같이 조화를 이루어 아이가 영어로 내뱉을만한 경험을 해 볼 기회 또한 지금 우리 아이가 접한 상황에서는 없다. 그러니 우리 아이에게 영어라는 언어는 영어 동화책을 볼 때나 접하는 언어가 되는 셈이다. 그러니 한국어처럼 영어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우리 아이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주양육자인 내가 영어가 네이티브 수준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내 영어 회화 수준은 외국의 영유아 수준이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우리 아이는 많은 단어와 문장이 이미 한국어로 머리 속에 확립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영어 단어를 가르쳐 주면 한국어로 한 번 거친 후에 영어를 떠올리는 과정이 아이에게 일어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또한 영어를 자연스럽게 익히기 어려운 조건인 것 같다. 예를 들어, 과일 '사과'를 사물로 봤을 때 한국어로는 자연스럽게 사과라고 말이 바로 나오지만, 영어로 apple을 떠올리기 위해서 우리 아이는 머리 속으로 '저건 한국어로 '사과'인데 그걸 영어로 바꾸면 'apple'이야'라고 인식하는, 뭔가 단어가 한 번씩 더 전환되는 과정이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보니 영어가 한국어처럼 빠르고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오기가 어려운 것이다. 물론 이것도 반복되고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치면 나아지긴 하겠지만, 글쎄 이걸 아직 영유아 시기인 우리 아이에게 과하게 하는 게 맞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언어와 사고의 연결 관계

아이가 무언가를 생각하고 사고하여 판단하는 것은 언어의 발달과 함께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모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모국어 능력이 발달할수록 두뇌 사고 능력 또한 더 발달한다는 이론도 맞는 것 같다. 티비나 여러 매체에서 유능하고 똑똑한 외국 교포 혹은 외국인들이 한국말로 이야기하는 걸 볼 때가 있는데, 한국어 발음이 어설프고 말의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그런 어설픈 와중에도 깊이있고 울림과 감동이 있으면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충분히 전해지게 이야기 하는 걸 본 적이 꽤 많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그 사람들이 자신들의 모국어로 안정적이고 충분한 두뇌 발달을 어린 시절부터 쭉 해왔던 것이 바탕이 되었을 수도 있다.

결국 이런 저런 모든 것들을 포함하고 생각한 결과, 우리 아이의 모국어인 한국말 발달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고 아이를 키우는 것으로 지금까지는 생각을 굳힌 상태이다. 다만, 현재 아이가 영어에 대한 거부감은 보이지 않고 있으니깐 영어를 놀이처럼 조금씩 꾸준히 노출은 해 줄 계획이다. 그래서 학교에 들어간 후 싫어도 영어를 공부로 해야하는 시기가 왔을 때, 그 영어가 외계어처럼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만 만들어 주고 싶다. 현재 33개월인 아이에게 영어를 노출하는 방식은, 단어는 수시로 새로운 걸 알려 주되 문장은 일주일동안 한 문장씩 익숙해지게 하는 식으로 느리게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Do you like~?' 뒤에 단어만 바꿔서 반복하여 물어보면서 자연스럽게 그 의미를 이해하게 하는 식으로 이 한 문장 혹은 이와 유사한 문장 정도를 일주일 넘게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영어를 노출시키는 과정에서 아이에게 절대로 한국어와 같은 수준과 속도의 영어를 기대하지 않을 작정이다.

영어전집도 하나 샀다. '잉글리쉬 타이거'라는 전집인데, 다음 글은 이 전집 후기를 올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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