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뽀로로와 그 친구들을 무진장 사랑하는 우리 아이와 함께 뽀로로 싱어롱쇼에 다녀와서 그 후기를 남기고자 한다. 우선, 개인적으로 공연에 만족하지 않았다는 것을 미리 알려 드린다. 그냥 그랬던 지극히 개인적인 뽀로로 콘서트 후기를 남기려 하니 참고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란다. 아래 글 중간에 공연 스포도 있다.
우선, 우리 가족이 이 뽀로로 콘서트를 가게 된 것은, 아이와 뽀로로 파크를 다녀오고 나서 아이의 반응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뽀로로 테마파크는 여러 곳에 지점이 있는데, 우리 가족은 일산점에만 두 번 정도 다녀온 상태이다. 다른 곳은 모르겠는데, 여기는 소극장 같은 것이 뽀로로 파크 안에 있고, 하루에 정해진 시간에 20분 정도 뽀로로와 그 친구가 한 두 마리 정도 더 나와서 작은 공연을 한다. 이 공연을 보고 우리 아이가 울면서 더 보고 싶다고 할 정도로 너무 좋아하고 즐기길래 계속 뽀로로 관련 공연을 검색하다가 이 싱어롱쇼 공연이 여러 곳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발견하고, 콘서트 예매하듯 예매를 하게 된 것이다.
일산 뽀로로 파크에서 두시간 정도에 한 번씩 있는 뽀로로 공연, 뽀로로 퍼레이드는 너무 만족스러웠다. 뽀로로 퍼레이드 타임에는 뽀로로와 크롱이 나와서 테마파크 안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안아주고 손도 잡아주고 한다. 주말이 아닌 평일에 아이를 데려가면, 뽀로로와 크롱을 완전 독차지 할 수도 있을 정도이다.
20분 정도 되는 공연도 가성비 대비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공연 시작 5분 정도 전에 미리 가 있으면 앞자리도 차지할 수 있고, 또 공연장이 작기 때문에 맨 뒤에 있어도 아주 잘 보인다. 신나는 뽀로로 노래와 함께 춤도 마음껏 출 수 있고 말이다.
이런 걸 기대하면서 싱어롱쇼에 갔는데, 한시간 남짓되는 공연 동안 3분의 1 정도의 시간은 쉬는 시간 내지는 다른 걸 하는 시간이었다. 아마도 테마파크 공연장과는 달리 정식으로 운영되는 아주 큰 공연장이다 보니 인형탈을 쓴 채 노래에 맞춰 춤만 추는 모습은 너무 단조롭고 지루하다고 공연 기획자는 판단한 것 같았다. 그래서 이것 저것 뭔가를 추가한 것 같다. 그리고 인형탈을 쓰고 춤을 추는 것이 인형탈 안에 있는 사람은 매우 힘드니깐 그 사람들의 쉬는 시간도 나름 보장해야 했던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인형들이 나와서 군무를 하는 시간은 그렇게 막 많지가 않고 인형들과 함께 등장하는 배우들 3명이 나오는 시간들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배우나 인형탈 속에 사람들이 쉬는 시간 동안 마술을 보여주는데 그것도 중간에 두 번이나 있었다. 또 막판에 한 10분 넘게는 뽀로로 인형과 친구들이 객석을 돌아다니며 손잡아 주고 인사하는, 즉 그들과 가까이 있지 않는 좌석에서는 그냥 할일 없이 기다려야 하는 시간들도 있었다.
물론 마술쇼 같은 건 나름 재미있다. 하지만, 33개월 우리 아이는 그 곳에 뽀로로를 보러 간 것이라는 걸 본인도 알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뽀로로는 안 나오고 자꾸 사람이 나오고 마술을 하고, 배우들만 나오니깐 아이가 계속 '뽀로로 어디갔어', '뽀로로 친구들 어디 갔어' 하고 계속 뽀로로와 친구들을 찾았다. 나 역시도 뽀로로보다 배우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걸 더 많이 본 것만 같은 기분이었고, 사실 좀 많이 지루했다.
아쉬웠던 예를 하나 들자면, 공연 초반 내용에 뽀로로와 나머지 친구들이 20주년 공연에 무대에 올라가는 것이 설정이었는데, 다른 친구들이 공연하는 동안 자그마한 해리가 자기도 다른 친구들처럼 춤추고 노래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잠들었다가 꿈에서 해리가 사람이 되어 어떤 여자 배우분이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해리가 커진 걸 보고 싶어했지, 사람이 된 해리를 보고 싶었던 게 아니었던 터라, 사람이 된 해리를 연기하는 여배우가 춤추고 노래하는 동안 계속 '해리가 어디 갔어' 이러면서 거의 울 지경이 되었다. 이런 스토리를 좀 더 큰 아이들은 좋아했으려나? 아무튼 우리 아이는 공연의 반 정도는 인형들 어디갔는지, 뽀로로 어디 갔는지만 찾고 있었다.
인형들 모양이나 비주얼도 뽀로로 테마파크에서 본 친구들이 훨씬 귀엽고 비주얼이 좋았다. 싱어롱쇼에 나오는 인형들은 춤을 잘 보여주려 그런가 다리가 너무 많이 보여서 귀여움이 덜했다. 그리고, 공연 후반에 객석에 나와서 아이들 손을 잡고 인사하는 것도 통로쪽에 앉은 사람들 외에는 혜택을 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 아이의 경우 손을 나름 뻗었지만 잡아보질 못해서 '뽀로로가 하이파이브를 안해줬어' 하며 실망만 했다..
그나마 좋았던 부분이라고 하면, 주구장창 들었던 뽀로로 노래들을 라이브 연주로 들었던 것 정도이다. 라이브로 들으니 생동감 있고 색달라서 듣기 좋았다. 그 외에 하나 더 장점이 있다면, 이런 큰 공연장에 아이와 온 게 처음이라, 앞으로 이런 공연을 예매할 때는 어떤 자리가 좋겠다는 감을 익힌 정도가 있겠다. 그 밖에 공연 관람 관련 팁도 아래에 정리해 보았다.
* 뽀로로 공연 볼 때 응원봉이 필요한가요?
: 공연장 로비에서 응원봉을 현금으로 파는데 전혀 필요없다. 어떤 블로그 후기에서 응원봉을 사라는 후기가 있어서 나도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샀는데, 막상 공연장에서 공연 시작 후 공연을 볼 때는 응원봉을 흔드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에 무용지물이었다. 아이돌 콘서트에 가면 응원봉을 흔들면서 공연을 보는 맛이 있는데, 뽀로로 싱어롱쇼에서는 그런 걸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안 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산 응원봉은 지금 집에서 굴러다니고 있고 아이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 공연 예매할 때 좋은 자리 선정은?
: 맨 앞자리보다는 앞에 공간이 있는 중간 자리 정도가 좋다고 해서 예매했는데, 막상 공연장에 갔더니 무대 넓이 때문에 배치가 바뀌었대나 어쨌대나 해서 앞에 공간이 없어지고 좁은 좌석 공간에서 공연을 봤다. 공연 관계자에게 매우 실망스러운 순간이었다. 배치도 보고 예매했는데 배치도가 몽땅 틀렸으니 말이다. 그리고 미처 몰랐는데, 아기 데리고 이런 공연장 갈 때는 무조건 통로 옆자리에 예매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무대 위에 있던 캐릭터들이 통로를 지나며 인사해 주는 경우가 많아서 직접 악수하기 좋은 자리이기도 하고, 또 아이가 화장실 가고 싶다거나 해서 들락날락하기에는 통로 바로 옆자리가 편하기 때문이다. 향후에 아이와 함께 하는 모든 공연은 무조건 통로 좌석을 노리기로 했다.
* 아이들 방석은 나눠주나요?
: 안 나눠 줄까바 들고 갔는데 입장시 방석을 나누어 주었다. 한 개로는 모자라서 두 개 받아가는 사람도 보였다.
남편이 공연 끝나고 나오면서 가성비가 너무 좋지 않았던 공연이라는 총평을 했다. 이 돈이면 뽀로로 테마파크를 온 가족이 두 번은 더 갈 수 있는 금액과 비슷한데, 거기서 20분짜리 공연과 20분짜리 퍼레이드 보는 게 훨씬 재미있고, 아이도 뽀로로를 실컷 보고 만질 수 있어서 더 좋았을 것이라며 말이다. 나도 그 의견에 100% 동의했다.
그래도 후기를 찾아보니 다른 아기들은 엄청나게 좋아했다고 한다. 우리 아기도 공연 끝나고 나올 때 안 나온다고 울긴 했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볼 때는 아이가 공연 중간 중간 뽀로로가 왜 안 나오냐고 아쉬워하는 모습을 꽤 봐서 아쉬움이 컸던 공연이었다. 아마도 뽀로로 테마파크에서 뽀로로를 가까이 보며 자유롭게 즐기고 더 좋아하던 아이의 모습을 먼저 봐서 그 후에 이 공연이 아쉬웠던 부분이 컸던 것 같다. 이 글을 쓰면서, 다음에 시간 내서 뽀로로 파크에나 한 번 더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상, 나의 뽀로로 싱어롱쇼 개인적인 후기였다.
'40대에 육아 시작 > 아이 데리고 가본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 서구 35개월 아기랑 카페 / 커피하우스 유천 (0) | 2024.05.08 |
---|---|
(아기랑 카페 레디쉬) 부평 아기 데리고 갈만한 커피숍 (0) | 2024.03.11 |
아기와 함께 겨울에 다녀와 본 김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0) | 2024.02.08 |
9월 10월초 가을 아기 데리고 가기 좋았던 곳들(경기도 인천 지역) 후기 (0) | 2023.10.05 |
제부도 서해랑 해상케이블카 9월 두 돌 전후 아기 데리고 가기 좋은 곳 (0) | 2023.09.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