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전업주부 맞벌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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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결혼생활

육아하는 전업주부 맞벌이 고민

by 나겸♡ 202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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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 생활을 17년 정도 했는데, 대기업도 아니고 월급이 많은 회사도 아니었던데다가 다니면서 여러 번 위기를 맞이한 후 회사원 생활을 하면서 인터넷 쇼핑몰을 차려서 직장인이면서 개인사업자로 투잡을 해 왔다. 내 개인사업으로는 큰 돈은 벌지 못했지만 그래도 월급의 절반 정도는 이익이 나는 편이었다. 그러다가 임신, 출산, 육아를 하면서 퇴사하게 되었고 지금은 원래 하던 인터넷 쇼핑몰만 소소하게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올해 들어서면서 쇼핑몰 운영 및 수익 창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자금 때문이다. 내가 직장인이어었을 때는 월급이 나오니깐 자금의 여유가 조금 있어서 그 돈으로 인터넷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것들에 투자도 가능했는데, 지금은 새로운 아이템에 투자할 자금이 전혀 없다. 내가 운영하는 쇼핑몰의 경우, 직접 제작하거나 매입하여 재고를 쌓아두고 판매를 하는 형태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데 새로운 아이템을 세팅하는데 드는 여윳돈이 없다 보니 기존에 있던 재고만 판매를 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신규 고객이 별로 생기질 않아서 매출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회사 다닐 때는 우리 가족 생활비를 적당히 반반 남편과 부담했는데, 지금은 내가 혼자 하고 있는 쇼핑몰 운영으로는 내 개인적인 공과금이나 보험료, 용돈 등으로 쓰고 아기 용품이나 문화센터 수업료, 병원비, 급한 생필품이나 식재료 등을 사고 나면 끝이다. 그 외의 전체적인 생활비나 관리비 등은 남편이 혼자 부담하고 있다. 나는 예전부터 내 생활에 있어서는 부모를 포함 다른 사람한테 손 벌리는 걸 못 견디는 성격인데, 이렇게 쇼핑몰 수익이 점절 줄어들면서 내가 버는 돈이 줄어들다 보니 남편에게 손을 벌려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코앞에 닥친 것 같아서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걱정이 많다.
 

우리 남편도 혼자 운영하는 자영업자이고 그렇게 막 벌이가 엄청나진 않다. 우리 집은 아내인 내가 남편 월급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기가 번 돈을 직접 관리하고, 그 와중에 가계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구매하는 일은 내가 아닌 남편이 하고 있다. 그런 남편에게 내가 약간의 돈을 벌고는 있어도 이만큼 생활비에 보태라고 턱하니 주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남편 입장에서는 본인이 외벌이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질 것이다. 아직까지는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큰 돈이 들어갈 일은 없어서 외벌이로도 그럭저럭 생활은 유지되겠지만, 아이가 학원에 다닐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이래 저래 드는 돈이 많아서 그 때에도 내 벌이가 이런 식이라면 나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다시 집밖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오게 된다면, 아이가 어느 정도 충분히 다 크기 전까지는 엄마인 내가 집에 있으면서 아이를 돌보고 교육하는 것에 몰두하기로 했던 우리 부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집에 있으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지금의 쇼핑몰 운영을 문제 없이 잘 해내야 하는데 그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 고민인 요즘이다.
 

 
돈의 액수를 떠나서 내가 조금이라도 돈을 벌면서 남편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내 힘으로 간간히 시어머님께 반찬값이라도 드리고 친정 부모님께 돈도 드릴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는 내 스스로 자신감이 있었고 당당했는데, 점점 그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수익 구조로 현재 상황이 흘러가니깐 의욕이 없고 걱정만 늘고 자신감도 사라진다. 집에 있으면서 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집에서 오전부터 밤까지 내내 육아를 하고 있고, 남편이 퇴근 후 컴백해도 밤 11시까지 계속 남은 집안일을 하는 등 노동은 회사 다닐 때와 똑같이 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17년 동안 회사생활 할 때보다 거의 전업으로 집에 있는 지금이 육체적인 면에서 봤을 때는 노동에 훨씬 더 찌들어 있다. 그렇게 몸으로 하는 일은 더 많이 하는데도 내가 버는 돈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의욕도 떨어지고 불안함은 커져만 가는 상황인 것이다. 매출을 일으킬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내가 하고 있는 쇼핑몰 운영을 위해서는 돈을 벌기 전에 먼저 돈이 투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깊게 고민하여 빠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내가 여자고 누군가의 아내이고를 떠나서 최소한 내 힘으로 어느 정도는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커서 지금의 괴로운 상태를 얼른 벗어나고 싶다.
 
나도 그렇고 우리 남편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이 물어봤을 때 아내는 (거의) 전업이고 맞벌이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남편이 대단하다고 하면서 뭔가 살만한 집인가보다 라고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다(특히 나이 많은 친척 어른들). 그런데 우리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고, 일단 아이를 낳았으니 돈은 좀 부족하더라도 애를 옆에서 잘 보살피고 연로하신 시부모님께 신세지지 않기 위해 '지금 회사 다니면 벌 수 있는 돈'과 '나의 경력이 단절 없이 이어지는 것', 이 두 가지를 아깝지만 내려놓은 것 뿐이다. 그러나 말로는 내려 놓았다고 해도 이 맞벌이에 대한 고민은 당분간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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