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경주) MCY 파크 네 살 4세 아기 데리고 갈만한 곳 / 사진찍기 좋은 곳
올해 추석연휴는 9월 중순이었다. 날씨 좋은 이 기간, 우리 가족은 이제 40개월이 넘어 41개월을 향하고 있는 우리 아이와 함께 경주에 있는 MCY 파크에 다녀왔다. MCY 파크라는 곳은 존재하는지도 몰랐는데, 그 놈의 알고리즘이 무엇인지 우연히 나를 이끌어 이 곳까지 데려오게 한 것이다.
좀 검색을 해봤더니 2023년 3월에 그랜드오픈을 한 곳이라고 한다. 경주를 자주 찾는 내가 왜 몰랐나 했더니 생긴지 얼마 안 되어서 몰랐던 곳이다. 이 곳의 비주얼을 보면 일단 컬러감이 엄청나게 눈에 띈다. 이 비비드한 컬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최소 한 번은 절대 지나칠 수 없는 곳이라고 확신한다. 홈페이지 홍보 사진이나 후기 사진을 봤을 때 워낙 퀄러티가 좋고 알록달록해 보이길래 어느 정도 과장된 포토샵의 힘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직접 방문해 보니 홍보 사진이 과장된 것이 없고 정말 그 자체 그대로 알록달록 예쁘고 아름답다. 이제 네 살이 된 4세 우리 딸도 이 곳을 좋아했지만, 엄마인 나는 아이보다 이 곳을 더 좋아했다. 딱 내 취향이기 때문이다. 이 곳의 첫인상은 그렇게 매우 마음에 들었다.
입장료 할인은 경북여행몰의 경북e누리 온라인티켓으로
이 곳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15,000원이다. 야간에 입장하면 약간의 할인은 있다. 그리고 야간에는 조명이 어우러져서 그 나름으로 또 멋진 야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하지만, 원색의 컬러감을 느끼려면 낮에 방문하는 것이 좋고, 또 아이가 아직 어리니깐 너무 늦은 시간에 올 수는 없어서 우리는 그냥 낮에 방문하기로 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본 결과, 경북여행몰 홈페이지에 가입하면 시기에 따라 할인권이 있어서 그걸 이용하면 좀 더 싸게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보통은 MCY파크 한 곳만이 아니라 다른 명소와 묶어서 할인권으로 판매한다. 우리는 MCY파크+동궁과 월지(구 안압지)를 같이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구매하였다. 동궁과 월지의 야경이 예술이라던데 시간 관계상 티켓을 구매해 놓고도 동궁과 월지는 이번에 방문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입장권보다 경북여행몰에서 다른 장소와 묶어서 파는 티켓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이 곳을 통해 구매하였다.
후기를 살펴보니 입장권이 1년 365일 내내 판매되고 있는 것은 아니고, 금액도 그 때 그 때 조금씩 다른 듯 했다. 우리가 구매할 때는 반값 할인이었는데, 지금은 보니깐 또 4천원만 할인되고 있다. 시기마다 조금씩 다른 듯 하니 이용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9월 추석 연휴 당일 방문으로 널널하게 구경
일반적인 주말이나, 명절이 아닌 공휴일에는 이 곳에 사람이 많은지 적은지 잘 모르겠다. 우리는 추석 당일에 이 곳에 방문했는데, 아무래도 일반적인 휴가철이나 주말, 공휴일이 아닌 명절 당일이기 때문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었다. '이 정도 방문객으로 이 큰 곳이 과연 운영이 잘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방문자인 내가 몇 번씩 했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덕분에 우리 가족들은 인파에 치이거나 기다리는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모든 시설을 내 집처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테마별 스쿨버스를 구경하는 재미, 스쿨버스 뮤지엄
이 곳은 캠핑, 물놀이(여름에만), 분수대 같은 것들을 이용하고 구경도 할 수 있지만, 가장 명물인 것은 미국에서 수입한 스쿨버스를 개조하여 전시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명 스쿨버스 뮤지엄이라고 하는데, 수입된 도시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투영하여 예술작가들이 멋진 작품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스쿨버스 내부는 그 도시의 특성을 담아 아기자기하게 개조하였다. 어떤 버스는 캠핑카처럼 꾸며져 있고, 어떤 버스는 카페 같기도 하고, 어떤 버스는 자연을 담고 있기도 했다.
버스 내부가 아기자기하기도 하고, 알록달록 예쁘기도 하다.
버스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도 알록달록 예쁘게 되어 있다.
이 곳을 사람들이 별로 없는 추석 연휴에 방문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고, 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치는 우리 부부의 특성상 사람에 치여서 버스 구경하느라 대기하는 시간이 길었다면, 버스가 예쁘고 말고를 떠나서 지치고 힘들었을 것 같다. MCY 파크, 특히 이 스쿨버스 뮤지엄은 아이디어도 좋고 참신하고, 서울이나 인천, 경기쪽 수도권에서 보기 힘든 정말 멋진 시설이지만 단점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경우에는 버스 하나 하나를 살펴보고 사진도 찍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 수 있다는 점이다. 버스가 아무리 크고 어쩌고 해도 스쿨버스일 뿐이고,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일반 전시회나 박물관에 비해 턱없이 적다. 그런데 버스 안은 또 예쁘고 사진찍기 딱 좋게 해 놓았기 때문에 한 팀이 들어가면 거기서 여기 저기 사진찍고 구경하고 하는 시간이 꽤 걸리고, 다음 팀이 들어가려면 줄 서서 기다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점이 이 멋진 곳의 약간의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마굿간을 개조한 마방 스튜디오
마방 스튜디오도 마찬가지다. 이 곳은 실제 말들이 쉬던 마굿간을 개조하여 방마다 다양한 테마로 인테리어를 해서 포토존으로 아주 최고인 곳이다.
방마다 커다란 인형들이 있는 곳이 많아서 우리 아이가 특히 좋아했고, 집에 가기 전에는 이 방을 다시 다 돌면서 인형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나와야만 했다. 우리 아이가 정말 좋아한 곳이었다. 역시 사람들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이 곳도 거의 전세내는 기분으로 예쁘게 사진도 찍고, 방마다 특이하게 되어 있는 인테리어를 실컷 즐길 수 있었다.
그래도 이 곳은 스쿨버스보다는 넓은 장소 안에 테마별 방으로 전시된 곳이라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기에 괜찮을 것 같았다. 다만, 우리는 9월 중순이긴 하지만 올 여름 특유의 더위로 매우 덥고 습한 상태에서 구경을 했는데, 10월쯤 방문하면 날씨도 딱 좋고 시원해서 좀 더 보기 좋을 것 같다. 스쿨버스 뮤지엄의 경우 버스 안마다 에어컨이 틀어져 있어서 시원했지만, 이 마방 스튜디오는 실내이긴 하지만 문들이 다 오픈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열기가 꽤 있었다. 아마도 한겨울에는 좀 춥고 발이 시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전체적인 방문 소감은 매우 만족스럽지만 약간의 제한은 있는 곳
이 곳을 방문한 다른 분들의 후기를 검색해 보았는데, 한 번은 와보면 좋을 것 같지만 두 번은 좀 모르겠다는 후기가 있었다. 그런데 나 역시도 비슷한 생각을 좀 했다. 한 번은 정말 꼭 가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너무 알록달록 예쁘고 마음에 들었고, 포토존들이 너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 이 인테리어와 컨셉이 일년 내내 사계절 계속 된다면 두 번, 세 번 계속 오기에는 약간의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내가 느끼기에 이 곳은 이런 알록달록한 건물과 조형물들이 쨍한 햇볓과 푸른 잔디가 어우러졌을 때 가장 잘 어울리고 예뻐 보일 것 같다. 그래서 봄부터 시작해서 초여름, 그리고 아직 잔디가 푸르른 초가을까지가 가장 방문하기 좋은 계절일 것 같다. 스쿨버스 안은 시원하다고 해도 버스들이 다 야외에 있기 때문에 한여름 뙤약볕이 강렬할 때, 그리고 한겨울 너무 추울 때는 아기를 데리고 다니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 싶다. 혹여나 사람들이 좀 많이 몰리는 날에 오면 버스 하나 하나 구경한다고 밖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버스 특성상 버스 안에 여러 사람들이 왔다갔다 할 수가 없음) 구경시간보다 대기시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고, 그래서 방문 계절과 날씨가 매우 중요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올 때마다 내야 하는 입장권의 금액이 다소 부담스러운 감도 있다. 한 번은 올만하지만 두 번, 세 번 올려면 그 때마다 설사 반값 할인권을 구매한다고 해도 여러 사람이 올 경우 입장료에 대한 부담이 있다. 아무리 추석 연휴라 할지라도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이 약간 외곽에 있는 위치 때문이기도 하지만, 입장료 탓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MCY 파크 곳곳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이런 장소가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었다면 주말마다 아이가 있는 가족들로 정말 바글바글할 수도 있었을 멋지고 예쁜 곳인데, 그럴려면 입장료가 없고 대신 푸드코트가 10배는 더 많이 실내에 있어야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계절별로 테마도 바뀌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왔던 사람들이 두 번, 세 번 오려면 테마별로 외부 장식 같은 것도 바꿔가면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중에야 이 곳에 어떤 시설이 더 생길지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가 방문했던 시점으로는 디저트 뮤지엄이라는 카페 건물을 제외하고는 모든 장소가 실외에 있다. 봄이나 여름, 초가을은 푸른 잔디만으로도 충분히 그 풍경이 멋지고 좋지만, 잔디가 누렇게 바뀌는 늦가을이나 겨울에는 자칫하면 을씨년스러운 메마른 잔디광장에 뜬금없이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건물들과 조형들이 부조화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계절과 날씨에는 사진을 찍어도 예쁘지 않아서 의욕이 별로 안 생기고, 야외를 돌아다니면서도 흥이 나질 않는다. 그러니 계절별로 멋진 인테리어나 조형장식 같은 것들을 설치하여 그런 단점을 커버하면 올 때마다 새롭고, 다음에는 어떻게 변화가 있을까 하고 또 오고 싶어질 것 같다.
우리는 아이를 데리고 평소에 아울렛을 자주 가는데, 사실 아울렛이라고 뭐 별 거 있는 것도 아닌데 주말에 갈 때마다 우리 같은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로 아울렛이 터져나갈 지경이다. 그 사람들이 다 쇼핑 오는 건 아닌 것 같고, 아울렛들은 주로 큰 광장에 계절별로 테마를 다르게 하여 볼거리도 많이 해놓은데다가 식당가가 정말 많고 잘 되어 있고, 또 회전목마나 미니 기차 같은 것이 있어서 아이들이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것들도 많은데, 입장료는 없고 주차도 무료이다 보니 그냥 저냥 가성비도 괜찮고 시간 떼우기도 좋아서 많이들 방문하는 것 같다. MCY 파크도 한 번 온 사람들이 계속 오게 하려면 그런 식으로 추가적인 것들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
1) 입장료 없고(없애는 게 안 되면 좀 많이 낮추는 정도라도..)
2) 푸드코트, 카페 더 많이
3) 계절별로 인테리어 변화
4) 스쿨버스 외에 좀 더 다른 거 할만한 거나 볼만한 게 있는 장소 추가(기왕이면 실내로..)
5) 아울렛처럼 직접 탈 수 있는 회전목마나 기차 같은 것들 추가
이 정도만 되어도 두 번, 세 번 꼭 가고 싶은 경주의 명소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 같다. 우리 가족의 경우 이번의 방문은 아주, 정말, 매우 많이 만족했고, 우리 아이의 반응도 최고였다.
경주에 올 때마다 가볼만한 곳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경주여행이라고 하면 갈 곳을 꼽기가 좀 그랬는데 명소가 늘어나는 느낌이다. 다만, 그 명소가 각각 거리가 있다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는 그렇고 자동차가 있어야 여행하기 좀 더 편하고 좋을 것이다. 이번 MCY파크는, 아마도 우리 아이와 함께 한 번은 더 방문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아이와 함께 둘러보면서 이 곳은 가족단위도 좋겠지만, 데이트 코스로 오기에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고, 또 반대로 여자친구들끼리 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사진을 찍을만한 곳이 너무 많고, 사진도 잘 나오기 때문에 방문하실 때 멋진 사진을 위해 한껏 꾸미고 오시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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