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육아 시작

어린이집 낮잠 안자고 오전만 다니는 35개월 아기

나겸♡ 2024. 4. 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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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지도 한달이 되었다. 우리 아이는 35개월이 되도록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다가 드디어 기관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아이는 어린이집에 아주 즐겁게 잘 다니고 있다. 적응기간은 한 달 가까이 가졌는데, 크게 울거나 부모와 분리가 안 되는 곤란한 상황도 없었다(적응기간 동안의 일은 아래 글 참조).

34개월 가정보육 끝, 4세 아기 어린이집 적응기간 1주일 째

만 36개월까지 가정보육을 하면 좋다는 전문가들의 오래된 의견을 따라 우리 아이도 36개월까지 가정보육을 하고 그 후에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신학기가 3월초부터 시작되고 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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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 달 정도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우리 아이의 근황에 대해 정리해 보려 한다.

 

현재 우리 부부의 메인 테마 - 어린이집에서 낮잠 안 재우기

어린이집을 보내기 전에는 '어린이집에 언제 보낼 것인가'가 우리 부부의 메인테마였다면, 지난 3월 한 달 동안은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재울 것인가'가 우리 부부의 새로운 테마가 되었다. 어린이집을 보내기 전에 나와 남편은 어떤 생각을 했냐면, 아직 어린 아기가 집에서 주양육자와 편하게 지내지 못하고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단체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짠한 마음을 가졌다. 그런데 내가 막상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아이의 생활을 살펴보니 그렇게 짠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 우리 아이의 어린이집 일과를 보면 오전 9:30분에서 9:40분 정도에 등원해서 오전 10시쯤 간식을 먹고, 아이들이 다같이 놀이터나 이런 곳으로 바깥놀이를 다녀온 다음 점심을 먹고 이를 닦으면 낮 12시 30분 정도가 된다. 그러고 나서 오후 1시쯤부터 낮잠을 잔 후 오후 2시에서 2시반 사이에 일어나 오후 간식을 먹으면 오후 3시가 되고 이 때부터 하원을 하게 된다. 즉, 대부분은 그냥 먹고 자는데 시간을 다 보내느라 아이가 실질적으로 엄마를 그리워할만큼 여유있는 시간 자체가 얼마 없다.

어린이집을 아직 안 보내던 시절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가 혼자 밖에서 보낸다는 것이 시간도 너무 긴 것 같고 여러 모로 안쓰럽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내보니 안쓰러울 시간이 없이 그냥 자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먹는 시간, 놀이터에서 노는 시간이 또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내 예상과 달리 등원시간도 오전 9시까지 강제적으로 도착해야 하는 게 아니라 오전 10시 전에 아무 때나 도착하면 되니깐 등원시간도 그리 빠르지가 않다. 물론 이건 우리 아이의 어린이집에 한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어린이집을 보내보면서 아이 낮잠을 어린이집에서 자게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걸로 나는 생각이 바뀌었다. 하지만 나보다 더 육아에 대해 과도하게 고민하고 생각하는 우리 남편은 나와는 생각이 좀 달랐다. 일단 밖에서 낮잠을 재우는 자체에 대해서 아직 짠해하는 그 마음을 내려 놓지 못한 것 같고, 또 본인도 나도 1인 자영업자이다 보니 오후 시간을 그래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평일 오후에 본인이 일찍 퇴근하여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좋은 아빠가 되고자 하는 노력을 본인이 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 수차례 토론을 하였는데, 일주일에 요일을 정해서 데려오자, 스케줄 있을 때만 데려오자 등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고 가다가 결론은 그냥 낮잠은 어린이집에서 재우지 않고 점심까지만 먹이고 집에 데려오기로 최종 결정을 했다. 유난스러운 집이라고 선생님한테 찍히는 게 걱정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우리 아이 어린이집에서도 그렇고 선생님도 낮잠 안 재우는 것에 대해 별 반대 없이 편한대로 하라고 이야기 해주서서 현재 우리 아이가 다니고 있는 만 2세반 아이들 12명 중에 우리 아이만 낮잠을 자지 않고 내가 데려오고 있다.
 
결국, 우리 아이는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이 오전 9시 40분부터 오후 12시 40분까지이다. 즉 오전에만 어린이집에 가고, 하루에 3시간만 어린이집에 있다가 집으로 오는 것이다. 낮잠은 집에서 재운다. 낮 12시반쯤 데리러 가서 유모차에 태우고 눕혀서 집까지 걸어오면 15분 정도 걸리는 시간 동안 아이는 이미 유모차에서 자고 있다. 그러면 집에 와서 유모차에서 침대로 옮겨서 재우고 그렇게 한시간 정도 더 낮잠을 잔다. 
 

오후 시간은 주양육자인 엄마와 함께

우리 아이의 주양육자는 엄마인 나다. 내가 만일 직장생활을 한다면 아이 할머니가 됐든 누가 됐든 다른 사람이 주양육자였을텐데, 나는 집에서 재택근무 중이고, 현재 장사가 잘 되진 않고 있어서 매우 한가하기 때문에 전업주부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오후시간을 보내는데 큰 문제가 없다. 
 
오후 시간은 별로 특별한 걸 하진 않는다. 그동안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밖에 따로 나가진 못한 날들이 많았고, 또 어린이집 적응기간이었기 때문에 문화센터도 별도로 등록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날씨도 좋아지고 또 아이도 어린이집에 충분히 적응을 했기 때문에 좀 더 알차게 보내기 위해 문화센터 수업도 등록했고,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여러 체육수업, 만들기 수업 같은 것도 신청해서 듣고 있고, 또 아빠와 함께 평일에 아울렛 같은 곳에 나들이도 간다. 사실 나도 바짝 벌어야 하는 상황이고, 돈 생각만 하면 우울해져서 취직을 해야 하나 싶긴 한데, 우리는 아이를 보살펴 주시기엔 할머니가 78세로 나이가 많으시고 친정엄마는 지방에 계시고, 또 돈을 좀 포기하더라도 부모가 아이 옆에 항상 있어주는 걸 우리 부부 모두 중요하게 여겨서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의 이런, 남들이 보기에는 유별나다 싶은 나름대로의 노력이 아이의 정서에 부디 좋은 영향을 주길 바란다.

 

오전만 어린이집을 보낼 때의 장단점

오전만 아이를 보내는 것의 장점도 많다. 어린이집을 보내는 이유 중 하나가 또래 친구와의 관계와 사회성일텐데 오전 시간 동안 우리 아이는 친구들과 여러 놀이도 하고, 간식도 하고, 밥도 먹고 한다. 친구들 이름도 등원 첫날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좋아하는 친구도 생겼다.

(같은 스티커북을 해도 엄마하고만 하는 것보다 이렇게 친구들과 하면 아이가 더 재밌어 할 것 같다.)

또 다른 장점은 집에서 하지 않는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니니깐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순 없는데, 어린이집에서는 체육활동도 활발히 하고, 만들기, 미술 수업 같은 것도 정기적으로 하니깐 아이에게 좋은 것 같다. 집에서 나와 있으면 고작 책읽기 정도가 대부분의 일과였는데 말이다.

(어린이집에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이렇게 에어바운스를 대여하여 아이들이 교실에서 할 수 있게 해주신다. 이런 건 내가 집에서 해 줄 수 없다..)

그 밖에도 오전에만 어린이집을 보내니 오후 특별활동비를 내지 않아도 되어서 돈이 좀 덜 나가는 부분이 있다. 다만 이 비용은 내가 아이를 데리고 문화센터를 다니고 있으니 그게 그거이긴 하지만 말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어린이집에서 3시간만 있기 때문에 내가 크게 한가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육아에서 좀 벗어나야 집안 청소와 요리, 개인사업 등에 더 몰두할 수 있는데 아이를 등원시키고 밥먹고 설거지 후 커피 한잔 하고 나면 다시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 하원시간이다. 어린이집을 보내도 내게 큰 여유가 생기지는 않는 것이다. 이 부분이 좀 단점이긴 하다. 하지만 몇 년만 더 참으면 어차피 애는 유치원 가고, 학교도 가고 하기 때문에 나만의 시간은 그 때 즐기도록 좀 더 참아 볼 예정이다.
 
이상, 우리 아이의 최근 어린이집 생활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앞으로도 어린이집 생활에 대한 여러 글을 그 때 그 때 올려 볼 예정이다. 나의 후기를 통해 아이의 어린이집 등원을 앞두고 있는 분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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