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중도금 대출과 신용등급의 벽...
얼마 전에 2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뜻하지 않게 당첨이 되었다. 비록 좋은 입지는 아니고, 단점이 굉장히 많아서 청약 건수들 중에서 좀 인기 없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내 집 마련의 꿈과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약이라는 기대감을 안겨 준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렇게 막 날아갈 듯 기쁘진 않았는데, 아마 내 본능이 오늘의 이런 상황을 예감하였던 것이 아닌가 싶다.
나의 남편은 자그마한 개인사업을 하다가 사기를 세게 맞은 후로 신용등급이 1등급-> 맨 마지막 어딘가의 등급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나도 예전에 대출과 카드론을 써봐서 아는데, 이 신용등급이나 점수란 것이 내려갈 땐 훅 가도 올라가기는 정말로... 어렵다. 우리 남편은 그렇게 청약 공부를 열심히 해 놓고, 이 신용등급에 대한 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일단 당첨이 되고 나니 돈 걱정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글쎄.. 신용등급이 낮으면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중도금 대출은 웬만한 사람은 다 나온다고 한다. 소득이 없는 주부도 나오고, 신용카드 쓰고 제대로 이체되는 기록만 있어도 웬만한 사람들은 다 가능하다고 한다. 근데, 그러한 중도금 대출이 엄격하게 보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신용등급이라고 한다. 엄격하다고 해도, 뭐 1등급, 2등급만 대출해 준다는 게 아니라, 대충 한 5~6등급도 가능한 모양이다.(이건 정확한 정보는 아니고 인터넷에 검색하며 떠돌다가 댓글에서 주워온 정보임..) 그러나 그걸 넘어서는 저 먼 곳의 신용등급일 경우에는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고.... 나는 청약에 관심이 없다가 일단 당첨된 후 단톡방에도 가입하며 열심히 정보를 주워모으고 있었는데 이 소식을 듣고 남편에게 말해주었더니 그제서야 부랴부랴 알아 본 모양이다. 중도금 대출은 웬만하면 다 나오는 줄 본인도 알고 있다가 다시 확인해 본 듯 했다. 내가 청약 전에도 '당첨되면 돈은 어떻게 마련해?'라고 물어봤을 때 중도금 대출은 웬만하면 다 나온다고 약간 내게 가르치는 듯이 말하다가, 정 안 되면 명의를 부부 공동명의로 하고 나면 내 이름으로 대출이 될 거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래서 나도 안심하고 있었건만..
본청약 일정도 정해지고 그 이후에 공고문도 나오고 은행도 정해졌을 때, 그 때의 어떤 나라의 상황과 여러가지 변수들에 따라 대출 관련해서도 변동이 매우 크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뭔가를 막 세팅해봤자 그 때 가서 변동사항이 많다고.. 그래서 평소에 남편이 간간히 문의하던 모 은행 영업지점에 이번 건과 관련하여 문의를 했을 때도 그 담당자가 지금은 정확한 건 알 수 없다고 확답을 피했다고 한다. 그러나, 집요한 우리 남편은, 확답은 필요없으니, 지금까지는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중도금 대출을 어떤 식으로 해주었는지만 알려달라고 요청했고, 그 은행 담당자의 말은, 비록 부부 공동명의로 명의를 변경한다고 해도 자기들 지점에서는 청약 당첨자의 신용을 우선적으로 본다고 했다고... 한다..
남편은 이런 거까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내 이름으로 청약을 넣을 걸 잘못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내가 봤을 때는 내 이름으로 넣었으면, 물론 당첨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 확률은 남편보다 희박했다. 남편은 해당지역에서 10년 넘게 거주한데다가 청약통장 금액도 천만원이 넘게 있다. 하지만 나는 다른 도시에서 해당지역으로 전입한지 몇 달 되지 않았고, 청약 통장에는 400 정도 밖에 없다!
사실, 이번 청약 당첨 후 우리가 당첨된 도시의 추가적인 청약 일정을 검색해 보았는데,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좀 핫한 역세권으로 분양이 몇 건 더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중에 정말로 도전해 보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내년 초에 분양예정이라고 한다. 역세권이기도 하고, 아파트 브랜드도 괜찮고, 여러가지로 아주 좋아 보였다. 입주 시기는 우리가 이번에 당첨된 사전청약 지역과 비슷하기 때문에 자금 마련 계획이나 이런 게 특별히 더 당겨질 것도 없어 보인다.
처음에는 중도금 대출 때문에, 나는 신용등급이 나쁘지 않아서 중도금 대출이 잘 나올 것 같고, 그래서 내년 그 분양 건에 내 이름으로 청약을 신청해 볼 계획이었다(나 혼자 세운 계획임). 그런데, 조금 더 검색을 해보니 추첨제가 있다고 해도... 그래도 해당 거주지역 2년 이상 거주+청약통장 금액 1천만원 이상인 남편이 나보다 당첨될 확률이 훨씬 높아보였다. 내가 신청하면 기타 지역 신청자로 분류되고, 여러 타 지역 사람들과 추첨으로 경쟁을 해야 하는데 당첨될 확률은.... 그야말로 로또 비스무리한 느낌..
그래서... 지금 고민에 매우 휩싸이게 되었다(역시 나 혼자 고민 중.. 남편은 내년 일을 왜 지금 고민하냐며 내 고민을 같이 해주지 않는다..).
내년 그 핫한 그 곳의 청약을 남편이름으로 할 것인지, 내 이름으로 할 것인지...
- 남편 이름으로 할 경우 :
당첨확률 높음 / 중도금 대출 나올 확률 희박 / 그렇다면 그 큰 금액을 다 대출로 해결해야 함
- 내 이름으로 할 경우 :
당첨확률 완전 저조... 게다가 경쟁률은 몇 백대 1로 예상 / 중도금 대출은 나올 거 같음..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나 고민스럽다. 너무 놓치기 아까운 기회인데..
중도금 대출이 안 나올 경우 현금으로 그 모든 돈을 메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이는데.. 왜 나는 20대 때부터 열심히 현금을 조금이라도 더 모으지 못했을까 새삼 한스럽다..
아직까지는 시간이 있고, 또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이 아니고, 또 이렇게 고민해도 그쪽에서 우리를 당첨시켜 줄지 말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먼저 혼자 김칫국 마시는 게 좀 웃기긴 하지만.. 그래도 막 혼자 당첨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ㅋ (이번 사전청약도 남편은 떨어질 줄 알고 기대를 안했는데 나는 왠지 될 것 같았단 말이지.. 정말 됐고.. 그래서 내년 꺼도 왠지 기대해 보는 중..)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다. 우리 부부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