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안 다녀도 될까? 신입생 모집기간 시작 / 우선모집 조건 1순위 2순위
2025년도 유치원 신입생 모집이 시작되었다. 각 유치원별로 11월 초에 유치원 설명회가 개최된다고 하고, 인터넷을 통해 1지망 2지망 원하는 유치원으로 지원하기 위한 '유보통합포털 입소, 입학 신청 사이트'도 오픈했다.
https://enter.childinfo.go.kr
우리 아이 역시 내년에 5세가 되고, 또 내년 초에 이사가야 해서 지금 다니고 있는 만족스러운 어린이집을 계속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유치원 입학을 신청해야 한다.
빈익빈 부익부 같은 유치원 원생 모집
뉴스에서는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들고 아이들도 없어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폐업하고 있다는 기사가 많이 나온다. 실제로 저번에 친정집에 갔을 때, 친정집 앞에 큰 어린이집이 있었는데 그 곳이 어린이집이 아닌 '어버이집'으로 바뀌어 있어서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 정도로 지금 이 시점에 시골은 물론, 대도시까지도 어린이집, 유치원에 다닐 아이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신도시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일단 지금 신도시의 특징이(내가 당첨되어 입주를 앞두고 있는 동네 한정) 아파트를 그냥 넓은 땅에다 여기저기 막 엄청 건설하는 중이고, 그리고 이러한 신축 아파트의 경우 신혼부부와 다자녀에 대한 혜택을 많이 주기 때문에 영유아부터 어린이, 중학생들까지도 이 곳으로 막 몰리게 된다. 그래서 인구절벽이니 어쩌니 하더라도 신도시의 작은 세계관 안에서는 인구도 매우 밀집되어 있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모자라서 아이들을 보내기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 나도 내년 초에 이 신도시로 입주를 앞두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 2025년도 유치원 입학 신청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만일 이사를 안 갔다면 지금 살고 있는 동네의 유치원 몇 군데를 여유롭게 둘러보며 결정했을텐데 신도시의 상황은 그렇지가 못하다.
1순위, 2순위, 3순위 별 의미 없는 유치원 지원
인구가 몰려있는 지역에서는 유치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실 1순위 2순위 지원이 별 의미는 없다고 한다. 유치원 지원의 경우 우선모집/일반모집으로 나누어지는데, 우선모집은 국가유공자나 저소득층, 다자녀 등의 조건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다. 소문에 따르면 신도시의 경우, 이 우선모집만으로도 이미 80% 정도의 정원이 채워진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끝나고 나면 남은 인원을 일반모집으로 채우게 되는데 실제로 한 유치원당 열 몇명 정도밖에 뽑지 않는다고 한다. 거의 로또수준인 셈이다. 1순위, 2순위 일반모집에서 열심히 고민해서 지원해봤자 의미가 없는 게 이미 1순위 모집으로 거의 다 인원이 채워진다. 그러므로 눈치껏 지원한다거나 소신 지원한다거나 하는 것이 이렇게 경쟁률이 센 지역의 경우 큰 의미가 없으므로, 그냥 마음 편하게 가고 싶은 유치원을 지원한 후 복권 당첨 발표처럼 기다리면 된다고 한다.
1순위부터 3순위까지 다 떨어지고 나면, 그 후로는 가고 싶은 유치원에 직접 연락해서 대기 신청을 빨리 해두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한다. 전화신청 온 순서부터 연락이 오기 때문에 빨리 대기를 신청해 두면, 그래도 한 두명은 빠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 때 재빨리 등록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베스트라고 한다.
새로 개원하는 유치원의 장점과 단점
신도시의 경우, 그래도 입주 시기에 맞춰 새롭게 개원하는 유치원도 한 두개씩 꼭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 새로 개원하는 유치원의 장단점에 대해서 검색을 좀 해보았다.
- 장점
- 건물, 교구가 모두 새 것이고, 시설이 깨끗하고 좋다.
- 원장선생님, 교사들 모두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에 초심을 가지고 있고, 그 의욕이 매우 충만하다.
- 모집인원이 기존 유치원에 비해서는 그래도 좀 많은 편이라서 노려볼만 하다.
- 단점
- 새로 시작하기 때문에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만한 기존 매뉴얼이나 사례가 없다.
- 원장선생님, 교사들의 파악이나 평가가 어렵다. 아주 소수이긴 하겠지만, 행여나 뉴스에 나올 법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아직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 새 건물이기 때문에 새집증후군처럼 건물의 냄새나 이런 것들이 건강에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일단, 전체적으로 새로 개원하는 유치원(어린이집도 마찬가지)은 엄마들의 아무런 평가나 소문이 없기 때문에 이 점이 좀 불안해서 보내기를 망설여하는 분들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이건 아이들을 보내는 학부모들 뿐만 아니라, 새로 개원하는 유치원 근무를 지원하는 것은 교사들 사이에서도 망설여지는 일인 것으로 보였다. 새로 시작하는 곳인만큼 서류 업무도 많고, 그에 대한 아무런 양식 같은 것도 없기 때문에 처음 시작하는 교사들이 모든 것을 만들어야 해서 일거리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그런 것들로 인해 찌든 상태에서 아이들까지 가르쳐야 하니 당연히 교육의 질 같은 것이 떨어질 수도 있고,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보내기 망설여질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새로 생기는 모든 유치원이 꼭 그렇다는 것은 절대 아니고, 어디까지나 그런 동향이 있다는 것 정도이다. 그리고, 신도시의 경우 이러한 유치원 자리도 나기가 어렵기 때문에 보낼지 말지를 고민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어느 유치원이라도 되기만 하면 다행인 지경이기 때문이다.
집착은 내려 놓았지만... 보내고 싶다
나로서는 일단 유치원에 대한 마음을 내려 놓았고, 남편도 유치원 못 가면 학원 같은 거 여러 개 보내면 되지 않겠냐고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차라리 집착을 내려놓게 되면서 훨씬 편해지긴 했다. 그렇지만 유치원 지원은 하긴 할 것이다.
- 경쟁률 높고 평가도 좋은 유치원(도보 15분, 사립이라 돈이 20만원 정도 든다.)
- 새로 개원하는 유치원(집에서 가까움, 국공립이라 돈이 별로 안 든다)
이 두 개를 놓고 생각 중인데, 주변에 물어보니 의견도 딱 반반이다. 돈이 좀 들고 거리가 있어도 평가 좋은 유치원으로 보내라는 것과, 집 가까운 곳이 최고라는 의견, 이렇게 딱 반이 나누어진다. 나의 경우에 어린이집을 도보 15분 거리인 곳으로 1년 가까이 보내고 있기 때문에 좀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래도 1순위로는 평가 좋은 곳을 지원하게 될 것 같다. 어차피 1순위로 모든 유치원이 모집이 끝날 예정이라 2순위, 3순위 의미는 없지만... 청약당첨처럼 유치원 당첨을 기원해 보려 한다. 운이 좋으면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기다려 보기로 했다. 어디 한 군데 우리 아이 받아줄 곳은 있겠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