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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파이터 3화 4화 대충 본 리뷰

나겸♡ 2024. 10. 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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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파이터 3화와 4화는 합쳐서 시청 후기를 적어보려 한다. 1화와 2화는 여러 번 보면서 정성껏 글을 썼는데 3화를 기점으로 의욕이 확 떨어지고 4화는 심지어 본방송은 아직 보지도 않았다. 유튜브로 영상 몇 개만 봤을 뿐.. 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식었다기 보다는 의욕이 좀 떨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보기에도 지치는 서바이벌의 세계

왜 이 프로그램을 시청할 의욕이 갑자기 사그라들었는지를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계급에 대한 차별을 너무 많이 두기 시작한 3화부터, 이런 스타일의 경쟁 구도가 점점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1화, 2화에서도 마찬가지이긴 했다. 방송국에서 보여주고 싶은 사람, 밀어주는 사람만 계속 에피소드가 엮이고 화면에 잡히고 반복해서 보여주고 해서 1화, 2화에서 얼굴도 못 내민 사람들이 아마 출연자 중 반은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처음이니깐 그런 것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은 안 하고 어영부영 넘겨가면서 재미있게 봤다. 그런데 3화로 가면서는 현대무용 출연자들은 방송에 아예 나오지도 않고, 얼굴 많이 보여주는 몇 명만 여전히 계속해서 나오는 식으로 방송이 나온다. 그리고 방송에서 밀어주지 않는 사람들은 군무로 노동은 열심히 하는데 계급 결정식에서조차 얼굴이 잡히는 일이 없다. 뭐... 이것까지도 어디서나 주연과 조연, 엑스트라 같은 것들이 있으니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3화 후반부터 시작해서 출연진들을 다 불러서 병풍처럼 앉혀놓고, 무슨 체스말 옮기듯이 사람 이름 가지고 왔다 갔다 하면서 올렸다 내렸다, 내렸다 올렸다 하는 그 모든 과정들을 보고 있노라니 내 일처럼 스트레스가 쌓이는 느낌이다. 물론 우리의 이 모든 삶의 과정 자체가 서바이벌이긴 하고,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멀리 누군가가 3자의 시선으로 본다면 소수의 주연의 뒤를 받쳐주는 조연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피곤한 하루의 끝에 스트레스를 풀고 그냥 재미있게 보면서 멋진 무용이나 감상하고 싶은 프로그램에서조차 현실과 똑같은 냉혹한 서바이벌의 피곤함을 느껴야 한다는 것에 깊은 현타가 오고 지치는 기분이 들다 보니 프로그램을 시청할 의욕이 안 생기는 것 같다. 

 

특히나 4화의 경우에는, 프로그램의 반 정도를 계급 이동식으로 채웠는데, 이 계급이동식을 길게 하는 것이 굉장히 재미가 없어 보이고 각잡고 시청하기가 불편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무엇을 보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프로그램에서 누가 1등을 하고 누가 꼴지인지를 별로 보고 싶지가 않다. 평소에 보기 쉽지 않은 무용의 장르가 3개나 프로그램에 나오는데,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무용수들이 누가 있고, 그 사람들이 어떤 춤을 어떻게 추는지 보고 싶은 마음이 클 뿐이다. 누가 퍼스트에서 세컨드로 내려가고, 누가 세컨드에서 퍼스트로 올라가는지를 무슨 도박판 보듯이 룰렛 돌리듯이 그런 비슷한 느낌으로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계급 이동식에 그렇게 공들일 시간에 한 명의 춤이나마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각기 다른 장르의 무용수들이 자신의 춤을 보여주면서 교류하고 서로 평가도 하면서 몰랐던 무용의 세계를 대중에게 좀 더 쉽게 알려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보기 시작했는데, 그런 건 별로 없고 그냥 무용수 버전 프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빈익빈 부익부

게다가 4회에서는 드디어 엠넷이 잘하는 시청자 투표니 평가니 하는 것이 시작된다. 총 4개의 주제곡을 무용수 인원별로 그룹을 나누어서 주고 출연 무용수 모두가 주어진 같은 곡에 대해서 본인이 안무를 짜서 직접 춘 단독 영상이 유튜브로 올라오면 영상에 대한 좋아요 수로 투표가 이루어지고 주역이 결정되는 것이다. 무용수별로 쭉 올라온 유튜브 영상 리스트를 스크롤로 길게 내려 보면서 기분이 참 그랬다. 같은 음악으로 모두가 고민해서 각자의 작품을 짧게나마 완성했지만 누군가는 조회수가 10분의 1도 안 나오고 댓글도 없는, 어찌보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당연한 공식이고 과정인데 보는 사람인 내가 참 피곤하다고 느끼는, 그런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을 본방사수하면서 열심히 봐야겠다는 의욕도 덩달아 떨어졌다. 아무쪼록 여기 출연한 분들 중에 언더이시거나, 프로그램에서 원샷조차 한 번도 못 받으신 분들도 힘내시길 바란다. 

 

이상,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이는 시청자 한 명의 의욕없는 감상후기였다. 그렇다고 이 프로그램을 이제 안 보겠냐면 그건 아니다. 그래도 프로그램에서 밀어주는 무용수들 중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어떻게 본인들의 춤을 표현하는지 방송을 통해 계속 지켜볼 작정이다. 다음 주부터는 장르별로 구분되지 않고 모든 무용수들이 섞여서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서 그 또한 기대가 되고 있다. 물론 그렇게 대통합 된 와중에도 계급은 나누어져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룹으로 나눠지고 보니 굳이 퍼스트 그룹이 아니어도 나머지 그룹도 분위기는 좋고 부담없어 보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장르별로 괜찮다고 생각한 무용수들이 전부 세컨드 그룹에 있어서 그것 또한 기대가 되고 있다. 내가 좋아한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세컨드로 갔는데, 굳이 퍼스트로 안 가도 될 것 같고 그냥 본인들의 역량을 후회없이 보여주길 바란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엠넷에 대한 기대,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에 대한 기대, 프로그램의 룰과 편집에 대한 기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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