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당근마켓 거래 판매 나눔 후기(+당근알바)

나겸♡ 2024. 10. 3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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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당근마켓 당근거래가 붐을 일으키던 시기가 있었다. 이걸 소재로 예능 프로그램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한참 인기가 있을 때는 당근으로 판매를 해 적이 거의 없다가 최근에 몇 개월 앞으로 이사를 앞두고 지금 육아 용품 같은 것들과 그 외의 짐들을 당근으로 판매를 시작하고 있어서 그 후기를 올려 본다.

 

일단 나의 당근 온도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나눔 이용)

내가 당근마켓으로 판매를 해 본 건 없지만 구매는 많이 해보았다. 주로 우리 아이 전집, 장난감, 아기변기 등 육아와 관련된 것들을 당근을 통해 구입했다. 내가 직접 구매를 해 보니깐, 일단 믿을 게 판매자의 온도, 후기, 다른 상품 판매내역 같은 것들 뿐이다. 그걸 보고 이 판매자가 믿을만한지 대충 파악한 뒤에 거래를 한다. 만일에 아무리 관심있는 상품이어도 이 사람이 기존에 거래한 내역이 없고 온도도 별로 안 높다면 왠지 연락하기가 꺼려지고, 물건을 받기 전에 선입금 후 물건을 찾아가는 문고리 거래 또한 내키지 않았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판매를 하려고 하니 나의 판매자 온도와 판매내역 같은 것들이 신경이 쓰였다. 그런 내역이 없어서인지 물건을 한 두개 올려도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고, 물건이 팔리지도 않았다. 그래서 좀 멀쩡한데 나눔으로 할만한 물건들을 찾아서 열심히 내 계정에 올렸다. 내 돈 주고 사진 않고 어딘가에서 얻은 것인데 새 상품, 혹은 멀쩡한 것들을 나눔으로 올렸고, 우리 아이가 잘 안 가지고 노는 인형이나 예전 장난감 같은 것도 나눔으로 올려 보았다. 직접 돈 주고 샀고 새 것과 다름 없는 것들은 적당히 저렴한 가격에 올리긴 했지만..
 
가장 먼저 연락이 오는 것은 어쨌거나 나눔 물건들이었다. 나눔 물건은(특히 육아용품) 올리기가 무섭게 채팅이 오곤 했다. 금방 가져가니깐 재미도 있고, 또 부피가 있는 것들도 있었는데 올리자마자 가져가니깐 짐정리도 되고 굉장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단돈 1천원이라도 금액을 붙여서 판매하는 것은 나눔 물품만큼 연락이 오진 않았고, 거래로 이루어지는 것도 그렇게 쉽진 않았다. 아주 비싼 시중 판매 물건을 아주 저렴하게 내놓아야 가져가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나눔 물건들이 잘 나간 덕분에 당근 온도가 쉽게 올라갔고, 거래완료 내역에도 건수가 늘어가니깐 내 계정에 대한 신뢰도가 좀 올라가면서 그래도 내 물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같이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꼭 필요한 사람이 물건을 가져가는 것은 아님

육아용품 몇 가지를 나눔으로 올렸을 때 금방 물건을 가져가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뻤다. 나는 비록 필요없어서 나눔으로 내놓지만 누군가는 이렇게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구나, 우리 아이가 쓰던 물건을 다른 어떤 아이가 쓰겠구나 하고 생각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눔으로 올려 놓은 물건을 재빨리 채팅으로 말을 걸어와서 가져오는 사람들은 거의 다 전문업자인 것 같았다. 그동안 몇 번 나눔 거래 성사 후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을 몰래 지켜보았는데, 육아용품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큰 비닐봉투를 손에 들고 다니면서 근방의 당근 나눔 물품 중 필요한 것들을 싹쓸이해가는 전문가의 느낌이 나는 사람들이 내가 내놓은 물건을 주로 가져갔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공짜로 가져간 물건을 조금은 금액을 더 붙여서 다시 재판매하는 사람들인 것으로 보였다.
 
처음에는 기분이 조금 언짢긴 했다. 나는 좋은 마음으로, 나처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가져가길 바라고 있었는데, 실상은 그냥 전문 업자 같은 느낌의 사람들이 다 가져가니 말이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어차피 우리 집은 이사를 앞두고 있고 하나라도 짐을 줄이는 것이 관건인데, 작은 물품 하나도 그냥 버리려면 일반 쓰레기도 아니고 재활용도 아니고 이래저래 애매해서 버리는데만 해도 돈이 드는데 그걸 누가 대신 가져가 주니 그것만으로도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금은 언짢은 기분 같은 건 들지 않고 누구라도 빨리 가져가 주었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전자제품, 혹은 고가의 물품은 판매가 쉽지만은 않다

한 번 당근으로 거래를 하고 나니깐 나도 모르게 당근으로 올릴만한 물건이 없는지를 계속 집에서 찾고 있게 된다. 나는 이미 개인 쇼핑몰로 물건을 파는 일을 하고 있긴 한데, 당근 거래는 그런 것과는 또다른 색다른 재미가 있다. 약간 짐정리를 하는 쾌감 같은 것이 있다고나 할까? 그래서 지금 집에서 굴러다니는 온갖 물건들을 다 한 번씩 다시 보면서 당근에 올려놓고 있다. 그 중에서 오디오, 코트 같은 것들은 거의 새 것과 마찬가지여서 10만원 이상으로 올려놓고 있는데.. 사람들이 관심상품으로 찜은 많이 해두는데 판매가 쉽게 되진 않고 있다. 아무래도 저가의 물품들보다는 사는 사람도 부담스럽긴 할 것이다. 올려 놓은 고가의 물건 중 몇 개는 막상 올리고 보니 팔기가 아깝다는 생각도 들어서 마음 속으로 살짝 안 팔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파는 게 맞으니깐 올려는 놓았는데 몇 날 며칠을 안 팔리고 있어도 끌어올리기만 할 뿐 가격은 내리지 않고 있다. 내가 그렇게 비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놓은 건 아닌데 왜 아무도 채팅조차 걸어주지 않는 건지.. 어쩌다 채팅이 오면 오디오를 대뜸 10만원 네고해 달라는 사람 뿐이다.. 우선은 내 당근 온도를 좀 더 높여서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고 나면 좀 더 잘 팔리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 보면서 나눔,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올릴만한 물건들을 계속 찾고 있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당근 알바

당근마켓에서는 근처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알바 모집 공고도 볼 수 있다. 아이가 어린이집 다니고 남는 짧은 시간 동안 할만한 알바가 있나 싶어 찾아보는 중인데, 색다르고 흥미있는 알바 공고가 상당히 많이 올라오는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건 미용실 직원들 교육용으로 헤어펌 모델을 찾는 단기 알바(파마도 하고 소정의 수당도 받음), 미용실에 같이 가서 머리 파마하는 동안 아기를 봐줬으면 해서 아이 엄마가 올린 알바, 강아지 산책 알바 등 이색적인 단기 알바도 많았다. 당근 알바를 제대로 본지 일주일 정도 되었는데, 아이 어린이집 시간에 맞는 걸 찾긴 아직까지 어려워서 지원할만한 알바가 많진 않지만, 일단 다양한 알바가 올라오는 걸 보는 재미가 있어서 요새 맨날 당근 알바에 올라오는 알바 일들을 SNS 보듯 보고 있는 중이다. 시간 괜찮으신 분들은 이런 거 보면서 할만한 거 한 번씩 해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 물론 사기 공고 같은 건 늘 조심하고 경계하면서 봐야 한다. 방청소, 집청소 구하는 알바도 많던데, 이상한 집에 이상한 사람인지 알 수 없으니 쉬워 보인다고 무턱대고 지원하고 방문하면 절대 안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오픈된 장소, 오픈된 가게나 매장 이외의 알 수 없이 쉬워보이고 돈 많이 주는 것 같은 알바는 절대로 쉽게 지원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나의 경우, 그냥 상담표본 모집한대서 갔는데 보험 영업인 적이 있다. 돈은 받긴 했지만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말았다.. 역시 쉬운 알바는 뭔가 꿍꿍이가 있다. 다들 잘 알아보시고 조심하시길 바란다.
 
이상, 당근 마켓 판매자로 일주일간 이용해 본 후기를 올려 보았다. 짐정리 할 때는 당근만한 게 없는 것 같다. 이사 가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집안의 물건들을 당근을 통해 정리하여, 최소한의 짐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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